5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687만 명으로 연말까지 1000만 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신사들은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다. 5G 덕분에 가입자당매출(ARPU)은 올랐지만, 속도나 서비스 면에서 원성을 사고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홀수 세대(G)서비스는 실패했다’는 악몽까지 언급한다. 벽돌만 한 모토로라 단말기를 썼던 1G 아날로그 통신과 영상통화를 내세운 3G는 별 호응을 받지 못했다. CDMA 상용화로 빛난 2G나 스마트폰 앱 생태계를 만든 LTE는 달랐다.
5G는 LTE에 비해 방대한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초고속)전송하고 실시간으로(초저지연) 모든 것을 연결(초연결)한다는데, 상용화한지 1년이 지났지만 체감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플래그십 단말기를 5G로만 출시하니 어쩔 수 없이 가입했다는 사람이 다수다. 이런 가운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1일 저녁부터 이틀간 ‘모두를 위한 5G(The 5G for ALL)’을 주제로 온라인 형태의 이벤트 ‘GSMA 쓰라이브(Thrive)’를 열었다. 연사로 나선 전문가들은 단순한 통신망이 아닌 가치창출 플랫폼으로서의 5G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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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는 GSMA 쓰리라이브 부대행사에서 ‘5G 현주소와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한국에서 5G 상용화 1년이 지난 현재 B2C(개인)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결국은 B2B(기업) 시장에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촬영 현장에 5G를 적용했더니 기존에 촬영 영상을 사무실로 옮겨 작업했을 때 3~4일이 걸리는 걸 1시간 안에 해결했고 △삼성서울병원과 5G 디지털 병리 진단을 통해 수술 중 발생하는 병리 데이터를 장당 4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병리과 교수진에게 전달해 신속하고 정확한 병리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진화하는 5G, 개인 시장은 시간 걸려
5G 대중화를 5G 가입자 숫자로만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5G는 스마트폰만을 위해 만든 망이 아니다. 인터넷과 비슷하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망”이라며 “진짜 5G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 PC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2009년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 카카오·쿠팡(2010년), 배달의민족(2011년)같은 스타 인터넷 기업들이 등장한 것처럼, 진짜 5G의 모습을 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네이버 브라이라이브는 2021년까지 브이라이브를 보면서 수 만 명의 사용자들이 함께 합창하고 이것이 5G초저지연으로 공연장에 전달되는 기술 스펙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