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대학병원의 조사에서도 의료진 10명 중 8명이 AI가 의료분야에 유용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개원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최동훈)은 개원 전부터 디지털 혁신을 내세웠듯 AI를 기반으로 한 질환 진단, 의무기록 음성인식 솔루션 등을 도입해 환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 병원 차원 AI 도입, 폐암·유방암 진단 몇 초 안에 가능해져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루닛의 AI 영상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주요 폐 질환, 유방암 진단에서 활용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특정 소규모 분야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되던 사례들과 달리 전 병원 차원의 모든 영상에 AI 분석을 시행해 AI 임상활용의 선도적인 실증사례가 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흉부 엑스레이를 단 몇 초 만에 분석해 질환이 의심되는 부위와 정도를 색상으로 표기해준다. 폐 결절, 폐 경화, 기흉을 비롯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탐색하며 정확도가 97~9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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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의료정보부실장(영상의학과 교수)은 “AI 진단 솔루션은 의사와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 만큼 진단 단계에서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면 오진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결점을 잡아내 조기 진단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진단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도 이어지므로 AI 진단 솔루션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지속해서 연구할 것”이라며 AI 진단 솔루션에 거는 자신감을 전했다.
◇어렵고 복잡한 의무기록, AI 음성인식으로 손쓸 일 없이 목소리로 적어요
의무기록에 소요되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AI가 덜어줬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영상·병리판독, 입원·처치기록지 작성 등 진료와 관련된 다양한 문서 작업에 뷰노의 AI 기반 자동음성인식(Automatic Speech Recognition, ASR) 솔루션을 도입해 공동 개발하고 있다. 뷰노메드 딥 에이에스알(VUNO Med-Deep ASR)은 국영문을 혼용하고 약어를 자주 사용하는 우리나라 진료 환경을 고려해 국내 의료 데이터 수만 건을 학습했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이 국영문 의료용어를 함께 말해도 오류없이 문서화가 가능하며, 작성된 문서는 음성으로 실시간 수정이 가능하다. 또한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전자의무기록(EMR)과 같은 전자 의료 시스템에 탑재돼 있어 기록을 시스템에 전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환자바뀜 사고 예방, 안면인식 AI 솔루션 도입 예고
이 밖에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검사 시 예기치 못한 환자바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0.001% 이내의 에러율과 약 100만 명의 얼굴로 검증된 이 솔루션은 환자 스스로 휴대폰으로 촬영한 얼굴 사진을 사용해 환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 솔루션을 갖고 병원 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과정에 대해 업체와 공동 연구 중이다.
특히 안면인식을 등원체크 하는 단순한 적용을 넘어 위험한 검사, 시술 직전 환자의 신원 재확인, 수술 전 의식이 없는 환자의 바뀜 방지를 위한 재확인 단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외래에서 갑자기 쓰러진 환자의 신원을 확인해 응급조치를 취할 때 활용할 수 있어 한 단계 높은 환자안전을 위한 디지털 병원을 이루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