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숨통 트인 패션봉제업계 '힘내라! 터키 마스크'로 보답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 한국전쟁 참전국 터키에 마스크 1만장 보내
"작은 이익이나마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부"
  • 등록 2020-06-17 오후 2:38:56

    수정 2020-06-17 오후 2:38:5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위해 돌려주자는 목소리가 하나둘 나왔고, 형제의 나라 터키에 ‘힘내라! 터키 마스크’ 기부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가 만든 마스크가 ‘대한민국 성북구의 45만 시민이 형제의 나라 터키를 응원합니다’는 메시지가 터키어로 쓰여진 포장지에 담겨있다.


서울 보문·장위·석관동 일대 패션봉제업체가 위기극복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 한국전쟁 참전국 터키에 마스크를 기부한다.

성북구는 17일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가 구청을 방문해 터키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사용해 달라며 ‘힘내라! 터키 마스크’ 1만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 대사도 함께 참석했다. 마스크는 터키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그 가족, 저소득층에게 배부될 예정이다.

성북구는 패션봉제업체 1600여곳이 집결한 패션봉제 산업의 중심지다. 365일 골목에서 끊이지 않았던 미싱 소리가 멈춘 것은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되면서다. 주문이 취소되거나 이미 준비한 물량까지 수출길이 막히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 위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패션봉제가 성북구 제조업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 탓에 지역경제의 위기로 전이됐다.

구는 고심 끝에 국민안심마스크 사업을 시작했다. KF80 수준의 필터교체형 면마스크를 제작·배포해 수급난도 덜고 일감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소매를 걷어부치자 9개 자치구가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성북구에서는 국민안심마스크 제작에 30개 패션봉제업체가 참여했으며 성북구청 20만장, 강서구청 10만장 등 총 30만장의 주문이 들어와 지역 봉제 소공인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K-방역에 대한 세계적인 극찬이 이어지면서 추가 주문도 들어와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오병렬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 회장은 “패션봉제업체는 3월부터 6월까지가 성수기인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성수기의 절반을 잔인하게 보내야 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민안심마스크로 숨통이 트였던 만큼 협회 내부에서 우리가 받은 도움을 돌려주자는 목소리가 나와 실행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패션봉제업체는 특별한 기부인 만큼 포장에도 정성을 담았다. 필터교체가 필요 없는 항균기능의 원단을 이용하는 한편 터키이스탄불 문화원의 도움을 받아 터키어로 ‘대한민국 성북구의 45만 시민이 형제의 나라 터키를 응원합니다’는 메시지도 포장지에 새겼다.

이날 마스크 전달식에 참석한 에르신 에르친 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터키는 물론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방역에 많은 영감과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특별한 사연이 담긴 마스크가 터키 국민에게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더욱 굳건하게 만들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터키로 향하게 될 ‘힘내라! 터키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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