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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시작한 우리 국민의 일본 여행 상품 불매 운동이 벌써 한달 정도가 지났다. 이에 한일 간 관광교류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관광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 등 관광업계의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발적 ‘NO재팬’, 반일 감정 고조로 일본행 ‘NO’
일본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여행사들은 개점 휴업 상태다. 최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한국인 여행객의 숫자가 급감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초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처로 우리 국민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본 여행 상품 불매 운동 영향이 컸다.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 주요여행사의 일본 여행상품 취소 예약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8~9월 예약률마저도 말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8월 일본상품 예약률은 전년 대비 70% 줄었고, 9월은 72% 감소한 상황”이라며 “2차 경제보복으로 인해 일본여행 불매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7월 한 달간 일본여행 수요가 지난해와 비교해 38% 하락했다”면서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해 개점 휴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은 753만명. 중국인(838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숫자다. 이들은 일본에서 약 5881억엔(약 6조 4394억원)을 소비했다. 그만큼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외국 여행지로 수년간 인기가 높았던 지역이다.
◇日 정부, 반일 시위 등 韓 여행 불안감 조성해
방한 시장도 전망이 어둡다. 최근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1월~6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모두 165만명. 지난달까지 월평균 25%를 넘어서는 증가세였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한국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나서자, 일본 내에서도 한국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는 앞으로 일본 정부의 한국여행 자제 권고의 강도가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갈등 국면이 장기화하며 양국 간 갈등의 골이 더욱더 깊어질 경우 일본인의 방한 수요의 감소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국내 인바운드 시장은 미주와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 유치에 힘써오는 등 일본 의존도를 낮춘 상황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열린 ‘국내관광활성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한일 관광 교류 감소 동향 또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경제보복으로 우리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는 중국 및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방한 관광을 강화하면서 관광 업계와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