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변 거주민 97% “소음피해 심각” 귀 찢어질 정도

인천연구원, 주민 설문조사 결과
밤 시간대 소음 불편 가장 심해
소음피해 보상·지원 불만족 100%
  • 등록 2024-07-11 오후 3:09:32

    수정 2024-07-11 오후 3:09:32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용유도 주민 중 97%는 항공기 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연구원은 지난해 8월 인천공항 주변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주민 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인천공항 전경.
응답자의 97.6%는 소음 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2.4%는 보통이라고 밝혔다. 5년 전과 비교해 주민 피해가 증가했다는 답변은 96.4%였다.

일상생활 중 항공기 소음으로 가장 크게 불편을 느끼는 시간대는 ‘밤(23시~6시)’이라고 54.2%가 대답했다. 이어 ‘저녁(19~23시)’에 대한 응답 비율은 22.9%였고 ‘낮(9~19시)’과 ‘아침(6~9시)’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2%, 8.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항공기 소음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지침’, ‘화가 남’, ‘긴장을 풀기 어려움’, ‘의욕이 떨어짐’, ‘신경이 날카로워짐’, ‘무언가를 부수고 싶음’,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음’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신경이 날카로워짐’의 경우 89.1%로 ‘화가 남(82.1%)’, ‘정신적으로 지침(81.6%)’과 함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불편함 중에서는 수면 불편이 80.8%로 가장 높았고 이어 휴식(73.6%), TV 시청(70.4%), 대화나 전화통화(66.6%), 독서나 학습(65.7%), 업무(51.5%) 등에서 불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소음 피해에 대한 보상·지원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100%)가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 사유로는 보상과 지원이 임시방편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은 점(47.5%), 손실에 비해 보상이 작은 점(43.8%) 등의 순이었다.

항공기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중앙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대해서는 93.4%가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정책적 지원에 대한 부정 답변도 86.8%로 높게 나왔다. 인천시의 소음 피해 대책에 대한 정책적 노력과 정책적 지원에 대해서는 각각 83.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주민들은 인천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인천공항 4활주로 개통 이후 불편이 가중되고 피해가 더 심각해졌다”며 “4활주로 개통에 따른 소음대책지역 범위는 10호 정도만 늘어나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4활주로 개통과 관련해 “오동산 관제소 쪽 부근으로 가면 비행기가 지날 때마다 귀가 찢어질 정도이다”고 주장했다.

인천연구원은 “인천시가 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센터 마련을 통해 주민 편익 목적으로 민원을 수렴하고 상담 진행, 공항 소음 관련 사업 발굴 등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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