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박람회 ‘CES 2022’에선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 세계 기업들의 ‘그린 테크놀로지’(녹색 기술)가 경쟁을 펼쳤다. 제품 생산에서부터 유통,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 적용을 확대,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걸 넘어 소비자들의 탄소발자국까지 줄여주는 다양한 시도가 전개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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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마련된 SK그룹 CES 전시 부스는 주제 자체가 ‘그린 포레스트’(녹색 숲)다. 실제 이날 부스를 직접 방문해보니 탄소중립을 위한 SK그룹 계열사들의 다양한 친환경 기술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부스 한가운데엔 ‘환경’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 모형이 자리 잡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SK그룹은 SK텔레콤, SK㈜, SK이노베이션,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개발한 NCM(니켈 코발트 망간)9 배터리를 소개했다. 양극재 원료 중 니켈 비중을 90%까지 올려 안전성을 크게 높인 제품으로 이번 CES에서 2개 부문 ‘혁신상’을 탔다. NCM9 배터리는 올해 출시되는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된다.
전시장에서 만난 SK그룹 관계자는 “이 배터리 탑재를 통한 전기차 활용으로 내연기관대비 62%, 2030년 기준으론 약 420만t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친환경 부스를 선보였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찌꺼기를 압착해 만든 OSB 합판, 페인트나 니스 등을 칠하지 않은 미송 합판 등 재활용 자재를 사용한 게 특징이다. 부스 디자인도 간소화시켜 CES 종료 후 다시 활용 가능하게 했다. 오프라인으로 제품을 전시하지 않았지만 친환경 전시 부스만으로도 지나가던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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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들의 탈탄소 움직임도 활발했다. 일본 가전업체 파나소닉은 지난 4일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를 위한 약속 ‘파나소닉 그린 임팩트’를 발표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친환경 정책과 비슷한 맥락이다. 구스미 유키 파나소닉그룹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오는 2030년까지 모든 운영사의 CO2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파나소닉은 이번 CES에서 수소연료전지와 같은 수소에너지와 공기·물 열펌프, 전기차용 배터리 등 친환경 솔루션을 버츄얼(가상) 사이트에 올려놔 눈길을 모았다.
프랑스 자동화 기기 업체 슈나이더일렉트릭도 이번 CES에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정용 에너지 솔루션을 최초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슈나이더는 올해 CES에서 스마트홈, 지속가능성 부문 등에 걸쳐 총 4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도 직원, 투자자, 고객, 규제 기관 등으로부터 탄소발자국 감소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만큼, 일반 소비재 제품을 출시할 때도 친환경 소재나 기술이 절실해졌다”며 “CES에도 이 같은 탄소배출 절감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는 곳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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