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미국으로 출국하려다 한참 애를 먹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리무진 버스가 운행하지 않아 공항철도 공덕역 인근 친구집에 주차를 하고 나서야 공항으로 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는 게 힘들어서 택시를 탈까 고민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공항버스 운행이 빨리 재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지난 9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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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김포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버스 운행 재개가 내년 2~3월로 넘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국제선 승객수가 회복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와 업계의 중론이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공항버스 업계는 최근 회의를 열고 내년 2월부터 김포·인천국제공항행 리무진 버스 운행을 순차적으로 정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서울지역에서는 김포·인천국제공항행 리무진 버스가 4개 노선에서 10대를 운행 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43개 노선 460대를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노선이 1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최근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곧바로 공항리무진 버스의 운행 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항공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운행할 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항버스의 경우 준공영제로 운영하는 시내버스와 달리 민간업체가 운영하고 있어 서울시가 운영 재개를 요청할 권한도 없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5일부터 지하철 2·5~9호선, 우이신설선과 시내·마을버스는 감축 이전 단계로 운행을 정상화했다.
그나마 최근 김포국제공항행 리무진버스가 추가 투입되면서 공항접근성이 떨어졌던 강북 지역 주민들의 숨통은 트이게 됐다. 지난달 1일부터 강북구 솔샘역~김포공항을 오가는 리무진버스 6105번이 운영된 것을 포함해 6101번의 기점도 노원역에서 창동역으로 연장됐다. 김포국제공항은 이미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김포~제주 노선이 전 세계 국내선 중 가장 많은 여객수를 기록할 정도로 북적대고 있지만 공항버스 운행은 여전히 발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국제선 이용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공항버스 업체들은 아직 손실을 떠안아가면서 운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면서 “내년 2월쯤부터 단계적으로 리무진 버스 투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