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병특검 이어 핵무장까지…與당권주자 주도권 다툼

나경원 6·25전쟁 기념일에 '핵무장' 꺼내
원희룡·한동훈 "정부 지지"…윤상현 "핵공유가 현실적"
전당대회 후보 접수 마감…러닝메이트도 구체화
  • 등록 2024-06-25 오후 5:03:45

    수정 2024-06-25 오후 7:05:2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해병 특검법)에 이어 자체 핵무장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표 채해병 특검법을 꺼낸 데 이어 나경원 의원이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며 이슈 주도권 다툼이 격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뉴스1)
나경원 “이젠 핵무장”에 원·윤·한 “외교적 고립” 반대

나경원 의원은 6·25 전쟁 발발 74주년인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당권 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핵무장론을 꺼냈다. 그는 “평화와 자유는 말이 아닌,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며 “오늘 핵무장론을 꺼낸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SNS에 추가로 설명했다.

나 의원은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보수 진영 외곽 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경우 미국의 (대북) 태도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핵무장을 거듭 주장했다.

나 의원의 주장에 당권 경쟁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가나다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우려하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의 제3자 특검 지명 방식의 채해병 특검법 제안에 다른 당권 주자가 일제히 반대한 것과 비슷한 구도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원 전 장관과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가 지난해 ‘워싱턴 선언’으로 핵 동맹에 준하는 관계로 격상된 데 주목했다. 원 전 장관은 “핵무장에 앞서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 확보를 통해 대북 핵억제력을 강화할 때”라고 주장했고 한 전 위원장도 “우방을 통한 핵억지가 되고 있다. 국제적 제재를 감안한 신중한 판단이라는 면에서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 방법론을 두고 입장은 갈렸다. 한 전 위원장은 “국제정세는 늘 변할 수 있다”며 “일본처럼 언제든 핵무장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한반도 영해 바깥에 전략자산을 갖다놓고 한미간 핵공유 협정을 맺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봤다.

러닝메이트 내세운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홀로서기’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까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등록 접수를 마무리하면서 당대표와 러닝메이트로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 후보 윤곽도 드러났다. 지난해 3·8 전당대회부터 선출직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중 4명 이상 사퇴 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도록 돼 있다. 최소 2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을 확보해야 당권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 전 위원장은 일찌감치 최고위원 후보인 장동혁(재선·충남 보령서천)·박정훈(초선·서울 송파갑) 의원, 청년최고위원 후보인 진종오 의원(초선·비례)과 함께 뛰기로 했다.

원 전 장관 측에서는 삼고초려 끝에 인요한 의원(초선·비례)이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인 의원은 “대통령실과도 원만하게 소통하고 당과도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원 전 장관에 힘을 실었다.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은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원 전 장관과 함께한다.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러닝메이트를 두고 각각 “여의도 사투리” “줄 세우기 정치”라고 비판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나 의원이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김정식 전 청년대변인·박홍준 중앙청년위원장·박준형 리빌드코리아 대표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자리했지만 “당의 자산인 청년 정치인 모두가 러닝메이트”라고 나 의원 측은 설명했다.

다만 나 의원이 출마를 제안하고 원 전 장관이 러닝메이트 러브콜을 보냈던 김민전 의원(초선·비례)은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어느 (당대표) 캠프에도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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