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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화 가능성 ‘솔솔’에도 압박 수위는 더 높일 듯
미국은 조금씩 대화 가능성이 담긴 발언을 내놓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확고한 신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진짜 배경은 북한을 옭죄는 대북 제재라는 판단에서다. 추후에도 강도 높은 대북 압박과 제재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북한에 대한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이 나라를 위협하는 것을 멈추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 최대압박을 계속해서 가해나갈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북한의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기존의 미국 측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외교적 해결을 줄곧 강조해오고 있는 틸러슨 장관의 입장에서도 북한이 선제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현재의 강대강 대치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대북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北 “한미 군사훈련에 달렸다”
북한이 올해 들어 도발을 자제하면서 노동당 기관지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피력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북·미가 ‘설전’ 수준에 그치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이 예고한 대로 보다 높은 수준의 압박과 제재가 들어갈 경우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가늠키 어렵다. 당장 ‘평창’ 이후로 예고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딴지를 걸기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공개적으로 올림픽 봉화가 꺼지는 즉시 ‘북남관계 해빙’도 끝내는 것이 저들(미국)의 목적”이라며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끝나자마자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 군사 연습을 재개하겠다고 고아대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도 올해 조선반도에 평화적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전쟁연습을 중지하는가 마는가에 달려있다”고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문은 “북남관계 개선과 긴장완화의 분위기가 깨어지게 된다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미국을 정조준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그 스케줄에 맞춰 매번 진행돼오던 것으로 북한은 지난 2015년부터 이에 대응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왔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 폐막 이후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선이 쏠린다.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에 대해 도발을 자제한다면 북·미 대화를 위한 모멘텀이 형성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또다시 한반도 위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