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반드시 관철"…박홍근의 `1만字` 대표연설 (종합)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
"尹 공정과 상식 어디 갔나…사법정의 바로 잡아야"
"통합 아닌 분열만 초래…李에 손 내밀어야"
與 "야당 현실인식은 어느 시대에 머물러 있나"
  • 등록 2023-02-13 오후 4:31:55

    수정 2023-02-13 오후 7:28:15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1만자(字)에 달하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아울러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민생·경제 분야 등 실정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아닌 협치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국민의힘에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치’라고 깎아내렸다. 곽상도 전 의원과 관련된 ‘50억 클럽 특검’에는 다소 추진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김건희 특검’은 다시 한 번 단호하게 선을 그으며 민주당을 이재명 대표의 방탄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김 여사, 죄가 있어도 신성불가침인가…檢 모르쇠 일관”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김 여사 관련 특검 추진의 필요성과 지금까지 이를 수사해 온 검찰을 비판하는 데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는 죄가 있어도 신성불가침인 것이냐”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재판 결과 및 공판 과정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재판부가 공소시효를 인정한 2010년 21일 이후에도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의 근거는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전주(錢主)가 아니라 통정매매 등 주가조작에 직접 나선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이 대목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이 떄문에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는 윤석열 검찰, 야당 대표는 ‘불송치’ 결정이 끝난 사건도 들춰내면서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며 “대통령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주장했던 ‘공정과 상식’은 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제라도 성역 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 원내대표는 민생과 경제, 외교, 안보, 안전 등 각 분야의 윤석열 정부의 ‘참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김진태 발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때조차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고, 난방비 폭탄에도 윤석열 정부의 첫 대응은 ‘전 정부 탓’이었다”며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국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한 ‘김대중 대통령 리더십’까지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은 커녕, ‘무능, 무지, 무책임’으로 대결의 정치와 국민 분열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협치를 위해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야당을 적이 아닌 협력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고, 민주당이 제안한 ‘30조 긴급민생프로젝트’, ‘7.2조 에너지 물가지원금’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에 힘을 모으자고 했다. 그는 “대선 경쟁의 불편한 상대였다는 해묵은 감정과 피의자라서 만날 수 없다는 검찰총장 같은 핑계는 모두 내려놓고,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협조를 구하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주호영 “민주당에서 파헤친 사건, 웃음만”

이 같은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여당의 평가는 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집권 시절 민주주의가 훨씬 더 훼손됐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맞받았다.

그는 김 여사 특검과 관련한 질문에 “김 여사의 주식 관련 사건은 민주당 정권 시절에 얼마나 많이 파헤쳤나”라며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 수사했는데 이제 와서 특검하자고 박 의원이 하는 것을 보고 웃음 나왔다”고 일축했다. 다만 50억 클럽 관련 곽 전 의원 재판에서 무죄 판결에 나온 것을 두고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한 특검 제안엔 다소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의 연설문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5대 참사’ 등 비난 일색인 윤석열 정부 평가부터 ‘개미지옥’으로 표현된 우리 국민의 삶까지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실 인식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냐”며 “문재인 정부에서 하던 것과 다르다고 해서, 민주당의 생각과 차이가 있다고 해서 과거의 시각으로 비난만 하는 것은 정상적인 평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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