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버틴 1분기 성장률마저 하향…어두워진 경제 전망

2022년 1분기 국민소득 및 2021년 국내계정 잠정치
올 1분기 성장률 0.6%, 속보치 대비 0.1%p 하향 조정
작년 성장 견인하던 수출과 내수소비 동력 줄어들어
세계 경제 성장률 2%대로 뚝, 고물가·고환율 등 악재
  • 등록 2022-06-08 오후 5:04:58

    수정 2022-06-08 오후 9:17:2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작년 우리 경제 성장을 홀로 이끌었던 수출이 올 들어 눈에 띄게 둔화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도 악화하는 등 경기가 꺾일 조짐이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하락 속 물가 상승) 공포가 커졌다.

사진=연합뉴스


올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속보치에 비해 낮아졌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크게 낮아지면서 향후 국내 경기 전망도 더욱 어두워지게 됐다.

1분기 성장률 0.1%p 하향…수출 줄어들고 소비 마이너스

한국은행이 ‘2022년 1분기 국민소득 및 2021년 국내계정 잠정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 기준) 전기비 성장률은 0.6%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0.7%)대비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심했던 작년 3분기(0.2%) 이후 두 개 분기 만에 0%대 성장세다.

자료=한국은행


1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로도 3.0% 성장을 기록해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작년 3분기, 4분기에 각각 4.0%, 4.2% 성장했던 것에 비해 성장세가 3%대로 내려 앉으며 둔화했다. 작년 연간 성장률이 4.0%에서 4.1%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올 들어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것은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고,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영향이다. 1분기 수출 증가율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에 그치며 속보치(4.1%)대비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 자체는 수입이 원자재 가격 상승과 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0.6% 감소하며 속보치(0.7% 증가)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하자 0.4%포인트 증가한 1.7%포인트로 올랐으나 수출 증가율 자체가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은 소비와 투자다. 소비(민간·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속보치와 동일한 마이너스(-) 0.2%포인트를 기록했고 설비·건설투자는 각각 -0.6%포인트, -0.3%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떨어뜨렸다. 이 중에서도 민간소비는 0.5% 감소하며 1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작년엔 민간소비가 3.7% 증가해 2010년(4.4%)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성장을 받쳤다면 1분기엔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자부문에서도 설비투자는 전기비 3.9% 감소를 기록해 속보치 대비 감소폭이 0.1%포인트 줄었으나,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3.9% 감소를 기록, 2.4% 감소를 기록한 속보치 대비 크게 하향 조정됐다. 건물건설은 주거용 건물건설이 줄어 4.3% 감소했고, 토목건설이 2.8% 줄어든 영향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며 실적이 하향 조정됐고, 속보치 발표 당시 확보하지 못한 3월 자료를 반영하자 수출 증가율까지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점증…추가 경기 둔화도 고려해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락 등의 영향에 우리 경제를 이끌던 수출 성장 동력은 점차 더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장기화 가능성에 성장률이 악화하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급등에 무역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6%를 넘보는 국내 물가 상승률과 1200원대 중후반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악재 요인이다.

세계은행은 이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발표하면서 지난 1월 전망치(4.1%)보다 1.2%포인트나 대폭 하향했다. 한은도 지난달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는데 하방 압력이 더 커진 것이다. 황상필 국장은 “올해 남은 분기 성장률을 0.5%씩만 달성하면 연간 2.7% 성장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지만, 경기 하방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올 1분기 증가세를 보인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작년 1인당 GNI는 달러화 환산 기준으로 3만5373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는 10.5%나 늘었다. 3년 만에 증가 전환하며 사상 첫 3만5000달러를 넘어섰다.

올 1분기 실질 GNI 증가율도 원화 기준 1.0%를 기록하며 2021년 1분기 이후 4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1분기 실질 성장률(0.6%)을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전 세계 성장률이 떨어지고 높은 물가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GNI 증가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1분기 GNI 증가율을 1년 전인 2021년 1분기(2.4%)와 비교해보면 증가율 수치가 크게 줄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고 경기 침체 상황이 깊어지면서 투자가 대폭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특히 물가 상승세 자체가 거세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기 후퇴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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