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결심 공판서 네이버 저격…“악어가 악어새 고소한 격”

드루킹 "네이버 매크로 용인해 막대한 이익 얻어" 주장
검찰 "신뢰 하락으로 산출 불가능한 피해 입어" 반박
檢 "실형 선고해달라"…재판 연기 요청했으니 수용 안돼
이달 25일 오후 2시 판결선고 예정
  • 등록 2018-07-04 오후 3:40:24

    수정 2018-07-04 오후 3:41:49

‘드루킹’ 김동원 씨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검찰이 네이버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에 대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댓글 순위조작을 위해 킹크랩을 구축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조작해 죄질이 중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수사 이전부터 수사에 대비해 보안 USB를 부수는 등 증거를 인멸했고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맞추거나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며 “더 많은 기사 댓글 조작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점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깊이 반성하고 있음을 먼저 말씀드린다”면서 자신의 혐의가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는 지난 4월까지 적용한 약관 규약에서 자동화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시속 200km로 달렸다고 이것을 교통통제 프로그램을 조작했다는 것과 같다. 시속 200km 달리는 건 위험하다고 비난받을 수 있지만 제한속도가 없을 때 처벌할 수 없다”며 “자동화 프로그램을 지난 4월까지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이버 정보통계처리 시스템에 장애를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는 트래픽 근거로 광고 단가를 높여 수익을 얻었기 때문에 기사와 기사 댓글에 대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묵인·방치·조장해왔다”며 “최근에도 대부분 트래픽을 기반으로 8조원 가까운 광고 수익을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에 도움을 준 것인데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네이버가 규약을 구체화한 것은 이 사건 이후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라며 “광과 매출 상승효과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번 범행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댓글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네이버 자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에 김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재판부에 현재 허익범 특별수사팀이 댓글 조작에 대해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추가 기소 가능성을 고려해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현재 기소된 사건은 장기간의 범죄사실 중 이틀에 불과해 죄에 상응한 적절한 형의 선고가 어렵다”며 “극히 일부만 따로 떼어 선고할 경우 양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을 위해 종전 범죄사실로 인한 인신구속을 지속해달라는 걸로 보인다”며 “이런 요청은 피고인이 병합심리를 원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허용하기 어렵다”고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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