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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계열사 핵심 임원진이 출국금지 조치를 시작으로 추진 중이던 대규모 M&A건이 무산되면서 향후 해외사업이 연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4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해외사업 차질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연간 매출 4조원에 이르는 엑시올 사(社) 인수를 철회했다. 뿐만 아니라 허수영 롯데캐미칼 사장은 14일 신동빈 회장과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출장길에 오르지 못해서다.
이번에 여는 공장은 롯데케미컬과 미국 화학업체 엑시올 사와의 합작 법인의 결과물로 총 투자비만 30억달러(약 3조531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사업이지만 한국 쪽 최고실무자인 허 사장 없이 신동빈 회장만 자리를 지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허 사장 뿐만 아니라 러시아 초코파이 공장을 둘러보려던 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의 출장도 같은 이유로 취소됐다. 출국금지를 포함해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롯데 계열사 전반을 덮치면서 사실상 해외사업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그 외 롯데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해외 복합단지 사업 역시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지난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 첫 해외 복합단지인 ‘롯데센터하노이’를 오픈한 롯데는 지난 5월 사업 확장을 위해 호치민 ‘에코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중국 청두에도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개발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핵심 관계자가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등 전 계열사가 초긴장 상태”라면서 “어느 계열사에 검찰의 칼날이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 해외에 눈을 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배임 혐의 등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정책본부 등을 비롯해 신 회장의 자택과 집무실 등 17곳에 대한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등의 계열사 등 총 15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여기에 주요 임원진의 출국금지 조치도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