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설 ‘밥상머리 민심’ 격돌…이재명 사퇴 vs 김건희 수사

이재명, 오는 두번째 검찰 출석해 정면돌파
檢, 성남 FC·대장동 묶어 구속영장 검토
與 “불법 인정하고 제1야당 대표직 물러나야”
野,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이상민 해임 맞불
  • 등록 2023-01-19 오후 4:30:27

    수정 2023-01-19 오후 7:25:1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여야가 설 연휴를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의 폐부를 깊게 찌르는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잇따른 검찰 소환 조사에 따른 사법리스크, 민주당의 ‘당대표 방탄’을 지적하며 ‘이재명 지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사실상 정치 탄압, 사법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 이태원 참사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카드를 꺼내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정국 뒤덮어…방탄 국회 논란

설 민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사안은 바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다. 앞서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한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던 이 대표는 오는 28일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는다. 또 전날 구속 영장이 청구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관련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대북송금 의혹 등이 밝혀질 경우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지도부는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이 대표가 원내 제1당이자 제1야당인 민주당 대표직을 물러나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위장은 19일 광주 전남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잘못한 게 없으니 당당하게 조사에 나가겠다는 허풍의 가면도, 진실의 문 앞에서 힘 잃을 수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모른다고 잡아떼는 두꺼운 얼굴도 벗겨질 것”이라고 비판을 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 일각에서도 과도한 이재명 지키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앞서 성남FC 의혹으로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당시 당 지도부가 동행한 것과 관련,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여론적 측면에서 썩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문제는 당이 합세해 정치적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고 이 대표가 감당할 개인적 명예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를 예견하고 당직자 기소시 직무정지 요건을 완화하는 당헌 개정을 하고, 일하는 상시 국회가 아니라 이 대표 방탄에 봉사하는 상시 방탄 국회가 열리고 있다”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이 대표 사진을 자신들의 의정보고서에 싣지 않는다는데 이제는 당 대표실에서 이재명 대표를 사라지게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野 ‘김건희 수사’로 맞불…이상민 탄핵 카드도 만지작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를 ‘윤석열 검찰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미 끝난 ‘성남FC 사건’의 무리한 소환에도 자진 출석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명절 대목의 밥상 여론이 얼마나 급했는지 검찰이 일주일도 안 돼 추가 소환통보를 언론에 먼저 흘렸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서영교 최고위원 등 참석 의원들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상민을 파면하라!”,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김건희 수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내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아 “이 대표를 둘러싼 관계자들의 압수수색이 224건인 반면 김건희 여사 관련된 압수수색은 단 한 건도 없었다”며 “김 여사의 수사는 눈감고, 이 대표와 문재인 정부를 향한 표적·편파·조작 수사하는 정치검찰을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또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문제 삼아 이상민 장관 파면을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는 여당은 불참한 채 야3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단독으로 결과보고서를 채택해 55일간 활동을 마무리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각 기관장들은 참사의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고, 대통령은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기관장 해임 등)를 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 장관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적시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즉각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며 “재난관리 총괄책임이 있는 행안부 장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만큼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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