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캠코의 공매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옛 외환은행 신갈 연수원과 옛 하나은행 하나빌 연수원, 을지별관, 한외빌딩 7개 층 주요 4개의 부동산의 공매에 나섰다. 하지만 하니빌 연수원은 세 차례 유찰됐고 나머지 3개의 부동산도 모두 한 차례 유찰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나빌 연수원은 최저 입찰가가 최초 508억원에서 399억원으로 하락했다.
국민은행 역시 이달 초에 신대방동·포항·광주·고양행신·목동2단지·대전중부·목포 등 점포와 인계동(출장소)·역촌역(출장소) 등 점포를 합해 모두 전국 9곳의 유휴 부동산 매각 공고를 진행했지만, 성적이 형편없다. 지난 23일 마감한 9개 부동산 매각 공고 가운데 매각에 성공한 것은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동 점포 1곳이 유일하다. 나머지 7개 부동산은 4차례, 1곳은 3차례 유찰된 상황이다.
낡은 점포의 재건축을 통한 임대사업 추진이 의외의 복병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은 서울 을지로 지점과 은평구의 불광동 지점, 가산IT금융센터 지점 등 40년 이상 노후화된 자가 소유 건물의 재건축을 진행중이다. 재건축을 통해 은행 지점 및 자회사의 입주, 임대사업이 목적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을지로지점은 주변 지역이 도시환경지구라 사업진행이 더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을지로 지점 구역은 도시환경지구라 건축 당국의 개발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변 건물을 매입하거나 공동개발 등에 나설 수 있는데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을지로 지점은 우리카드가 입주를 적극 희망하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수익 눈길 ‘계속’
은행권 비대면 거래도 늘어나면서 점포 통폐합도 가속화되고 있어 유휴 점포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3월말 국내은행의 국내외 점포는 7385개로 지난해 7445개보다 60개 줄었다. 올해 8월부터 은행 영업점 건물에 대한 임대 면적 규제가 사라진 것도 부동산 수익에 대한 은행권 관심을 촉발하고 있다. 이전에는 임대 가능 면적을 직접 사용 면적의 9배 이내로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점포규모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이 은행권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국토교통부와 뉴스테이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는 대략 10곳의 유휴 점포를 골라 뉴스테이를 공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6월 KT와 민간임대주택사업 MOU를 체결하고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이르면 내년 중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KB금융도 지주 차원에서 뉴스테이 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