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달라” 요청에 靑 거절..강, 사퇴 선언
강만수 회장은 산은지주 주총을 하루 앞둔 28일 기자들과 만나 사퇴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로써 그는 금융권 ‘MB맨 퇴장’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됐다. 강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가 4월 주주총회 때 사퇴 선언을 종용했고, 강 회장이 “개인상의 이유로 시간을 좀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사퇴 수순을 밟게 됐다.
최근 정부 고위관계자는 “강 회장의 사퇴가 내부적으로 확정됐다”며 “어윤대 회장과 이팔성 회장의 교체 역시 거의 확실시 되지만 본인들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워낙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MB맨들의 ‘그림자’도 남기지 말고 교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이들 대부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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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급부상한 인물은 민유성 전 산은 지주 회장 및 산업은행장이다. 우리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쳤으며 현재는 사모펀드인 티스톤을 운영 중이다. 그 역시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이고, 모건스탠리 서울사무소장 등 외국계에서 잔뼈가 굵은 국제금융통이다.
다음으로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이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지식재경부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고, 수출입은행장 경험까지 있다. 1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현재는 숭실대 객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과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6월 물갈이 기정 사실화…줄 사퇴 예상
각 금융기관 및 금융사 임기는 올 7월부터 순서대로 돌아온다. 올해는 가장 먼저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7월에 임기를 마치고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8월),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조준희 기업은행장(12월) 등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내년 2월과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사장의 임기는 내년 8월이며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11월이다. 이중 어윤대 회장과 이팔성 회장 등의 교체는 거의 확실시 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 차원에서는 한 번에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권 기관장 교체 시점을 6월께 맞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