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선보인 롯데면세점의 쇼룸 ‘LDF 하우스’. 이른 오전부터 레드카펫을 둘러싸고 기다리던 내·외국인들은 오픈 행사 시작과 함께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롯데면세점 모델인 NCT DREAM 등이 들어서자 환호성을 질렀다. 업계에선 국내 최초로, 쇼핑·관광·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열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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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F 하우스는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명동상권과 롯데면세점이 손을 잡고 선보인 곳이다. 최근 수년간 공실로 있던 건물을 올해 봄 롯데면세점이 임대해 명동 상인들과 상생협약을 맺고 명동상권 활성화를 위해 기획했다. 297㎡(약 90평) 규모의 3층 단독 건물을 쇼핑과 관광, 고객경험 콘텐츠로 채웠다. 외관은 롯데면세점을 상징하는 강렬한 붉은색 바탕에 여행을 상징하는 열기구 디자인을 활용해 바깥에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부는 실내 3개 층과 루프탑으로 이뤄졌다. 1층은 한달 간격으로 바뀌는 팝업스토어와 NCT DREAM 등 롯데면세점 모델을 활용한 스타포토부스 등으로 채워졌다.
2~3층은 롯데면세점 전문 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상품을 전시해 면세 쇼핑 트렌드를 볼 수 있게 했다. 스마트스토어 형태로 베스트 상품과 단독 상품을 비롯해 화장품, 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아이템은 물론 할인 혜택과 이벤트를 볼 수 있다. QR코드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인터넷면세점으로 연결해 결제까지 간편하게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루프탑으로, 고객들은 실제로 탑승 가능한 열기구 모양의 리프트를 탈 수 있다. 서울 야경을 담은 발광다이오드(LED) 화면도 설치해 여행하는 분위기를 낸다.
코로나19 이전엔 중국 등 단체관광객에 기대 성장했지만 최근엔 개인자유여행객이 늘어난 데다 쇼핑보다는 관광에 더 무게를 두는 이들이 늘면서 면세점업계에도 변화가 필요해졌단 인식이 커졌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59만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07% 폭증했지만, 매출액은 8990억원으로 오히려 37% 감소했다.
김주남 대표도 이날 취재진들과 만나 “최근엔 여행 패턴이 크게 변해서 단체관광객 아닌 FIT(개별여행객)이 많아지고 소비 패턴도 변해 면세산업의 경쟁력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채널의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인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에 쇼룸을 만들어 트렌드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 운영 노하우를 쌓고 고객들의 호응을 받는다면 추가적인 쇼룸 운영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미디어아트, 멤버십 강화…면세점업계, 새 전략 모색
다른 면세점업체들도 변화를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하려 노력 중이다. 매장에 체험적 요소를 가미해 관광객들이 쇼핑 외의 즐거움도 누리면서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해 예술과 디지털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 ‘V Groove!’ 및 양방향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쇼핑에 예술을 더해 색다른 아트 체험 기회를 제공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전용데스크와 VIP전용 라운지 설치 등 내·외국인 고객에 대한 프로모션을 늘렸다. 또 럭셔리 면세쇼핑을 즐기는 내국인 공략에 집중, 지난해 ‘클럽 트래블’에 이어 지난달엔 업계 최초로 럭셔리 멤버십 ‘H.LUX Club’을 론칭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형 면세점 매장을 차려놓고 고객을 기다리기만 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며 “늘어나는 자유여행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 고민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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