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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당 2000~5000원가량 추가로 붙는 배달비를 감안하면 치킨 1마리의 체감 가격은 이미 2만원 중반대에 달한다. 앞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지금 치킨(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는 발언처럼, 지금과 같은 매서운 물가 오름세가 지속하면 머지않아 ‘치킨 1마리 3만원’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4.2% 상승했고, 39개 외식 품목 가격 중 치킨(6.6%)이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만원짜리 치킨 1마리면 온 가족이 먹는다’는 이미 옛말이 된 상황에서 여전히 1만원 안팎의 치킨(통닭) 가게들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똑같은 생닭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 환경 속에서 이들의 저렴한 판매가 비결은 광고비 거품을 걷어낸 데 있다는 분석이다. 유명 모델을 쓰는 미디어 마케팅으로 경쟁을 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달리 지역 거점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구전마케팅(WOM·word of mouth marketing)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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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격 인상 전 당초 마리당 9900원으로 시작해 창업 지역인 용인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맹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미국에 ‘산타 클라라(Santa Clara)점’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총 7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가성비를 내세운 한국식 치킨으로 해외 진출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편의점 치킨’도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CU ‘후라이드치킨’은 9900원, GS25 ‘쏜살치킨’은 1만1000원, 세븐일레븐 ‘한마리치킨’은 1만900원 등 ‘빅3 편의점’의 치킨 평균 가격(프라이드치킨 1마리 기준)은 1만600원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점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단순히 데워 파는 게 아닌 주문을 접수한 후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파는 방식을 채택해 치킨 전문점 수준의 맛을 구현한 것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속 되는 먹거리 원부자재와 외식 물가 인상세 속 ‘국민 간식’인 치킨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 가계에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정에서 별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해야 하는 간편식(HMR) 치킨 제품 가격과 비슷한 수준인 1만원 안팎의 가성비 좋은 동네 치킨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