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로 초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정부는 러북간 군사 협력 등 교류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김 위원장의 방북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가 2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제19차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에 한국 수석대표로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외교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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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5일 노동신문 1면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이 ‘감사전문을 보내왔다’며 전체 내용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문에서 김 위원장을 귀빈이라 표현하며 “당신은 러시아 땅에서 언제나 기다리는 귀빈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방러 초청 의사를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다음번 정상회담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도 “모든 필요한 조건이 맞을 때 김 위원장의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며 “방문을 위한 필요한 조건이 맞고, 서명돼야 할 서류를 위한 기반이 진전되면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김 위원장의 방러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러북이 긴밀하게 접촉하는 것에 대해 연일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러시아-북한 간의 고위급 인사 교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이 관련된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또한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된 협력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도 이날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등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어떠한 직간접적 행위도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북러 군사협력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정 차관보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따른 엄중한 한반도의 상황을 전하고, ACD 회원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국제 안보·평화에 위해가 되는 모든 행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차관보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러시아의 루덴코 차관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ACD는 2002년 태국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 국가 간 협의체로 한중일을 포함해 러시아 등 총 34개 국가가 참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국빈 방문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푸틴의 메시지는 주변국의 우려에 개의치 않고 양국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양 정상 간 유대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