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인 USA’ 본격 시동…韓 오려던 7조 반도체 투자 미국으로(종합)

레이먼도 미 상무장관, WSJ 인터뷰·반도체법 세부안 발표
“美, 반도체·전기차 등 지배해야…中과 경쟁에 美투자 중요"
“반도체법, 국가안보 보호 최우선…中 투자시 지원금 회수”
‘메이드인 USA’ 본격 시동…전기차 차별 논의 韓 여파 주목
  • 등록 2022-09-07 오후 4:14:22

    수정 2022-09-07 오후 9:46:04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기자] 지나 레이먼도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 투자를 검토하던 대만의 주요 반도체 업체를 직접 설득해 미국 투자를 이끌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물자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레이먼도 장관은 ‘반도체 지원법’ 세부 시행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선 내년 2월부터 반도체 지원금 신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되, 대중(對中) 투자 규정 위반시 전액 회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가안보를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미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나 레이먼도 미국 상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美, 반도체·전기차 지배해야…한국行 투자도 美 유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레이먼도 장관과의 인터뷰를 보면, 레이먼도 장관은 지난 6월 신규 공장 투자처를 찾던 대만 글로벌 웨이퍼스의 도리스 수 최고경영자(CEO)와 1시간가량 통화하면서 미국 투자를 이끌어냈다.

글로벌 웨이퍼스는 당초 50억달러(약 6조9000억원) 규모로 독일에서 공장을 지으려다가 포기했고, 2월부터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미국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한국이 유력 투자처로 떠올랐다. 이에 레이먼도 장관은 ‘한국에 공장을 짓겠다’는 수 CEO와 직접 통화를 하면서 “계산을 한 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미국 내 투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인사의 통화 이후 2주 뒤 글로벌 웨이퍼스는 텍사스주 셔먼에 최대 50억달러를 투자해 웨이퍼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웨이퍼스는 세계 3위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다. 웨이퍼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핵심 재료로 원형의 판을 의미한다. 반도체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재료다. 글로벌 웨이퍼스가 미국 신규 공장을 가동하면 미국 안에서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에게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레이먼도 장관의 설득은 미국이 핵심 물자들에 대한 ‘메이드 인 USA’ 정책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레이먼도 장관은 WSJ에 “미국이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특정 기술 분야를 지배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에서의 투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반도체법, 국가안보 보호 최우선…中투자시 지원금 회수”

레이먼도 장관은 이날 5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법 세부 전략을 공개한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법 시행의 첫 번째 목표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對)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규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지원금은 중국 투자에 쓰일 수 없다. 돈을 받은 기업들은 10년 간 중국에 ‘첨단’ 제조시설을 짓지 못한다. 중국 시장을 위한 중국 내 ‘성숙’ 공정 공장만 확장할 수 있다”며 “이를 어기면 지원금은 회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에 배정된 390억달러를 어떻게 배분해 사용할 것인지 세부 시행 계획도 공개했다. 레이먼도 장관은 280억달러는 정밀한 제조 과정에 필요한 첨단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미국 내 생산 지원에, 나머지 110억달러는 자동차, 군사, 의료 기기에 필요한 성숙공정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 지원에 각각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먼도 장관은 구체적인 지원금 신청 지침은 내년 2월 발표할 예정이지만, 그 이전에도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지원금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봄엔 일부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 “다만 지원금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지 여부는 각 기업이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메이드인 USA’ 본격 시동…전기차 차별 논의 韓 여파 주목

레이먼도 장관의 발언과 행보가 유독 주목받는 것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두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핵심 물자의 미국 내 생산을 계속 주창하는 게 한국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대미 투자를 발표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 역시 중국에 다수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대중 투자 제한 측면에선 부담이 적지 않다.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 상·하원 인사들과 백악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피해 문제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본부장은 또 오는 8일부터 이틀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에 참석해 레이먼도 장관과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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