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벤처타운역? 신림선 경전철 역명 정하기 어렵네

연말 준공 8호선 신설역 '남위례역' 결정
신림선 경전철 110번역 명칭 '서울대벤처타운역' 보류
서울시 "서울대 의견 청취 등 보완해야"
일부 주민 "고시타운역 선호도 가장 높아"…최종 선정 진통 예상
  • 등록 2021-06-14 오후 3:17:08

    수정 2021-06-14 오후 3:17:08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서남부 지역을 위아래로 관통하는 신림선 경전철 ‘110번역’의 역명 지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고시촌역’이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기각된데 이어 새롭게 제시한 ‘서울대벤처타운역’마저 보류 판정을 받으면서다.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둔 가운데 지역 주민의 의견도 서로 엇갈리고 있어 최종 역명 선정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신림선 경전철 중 관악구를 지나는 정거장 위치.(이미지=관악구 제공)
14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시 지명위원회는 오는 12월 준공 예정인 8호선 추가 역명을 ‘남위례역’으로 결정하고 송파구에 통보했다.

신림선 경전철 110번역 역명인 ‘서울대벤처타운역’은 보류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고시촌’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이름이 기각된 이후 두 번째 퇴짜인 셈이다.

신림선은 서울 여의도동 샛강역에서 출발해 보라매역, 신림역 등을 거쳐 서울대 정문 앞까지 7.8㎞ 구간을 잇는 노선이다. 2017년 2월 첫삽을 떠 내년 2월 완공될 예정이며 시운전을 거쳐 5월 말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보류된 것은 서울시가 가변성이 있는 명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악구가 최근 벤처창업 메카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사업 지속성을 확보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관악구와 함께 벤처창업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 서울대학교에 서울대벤처타운역이 적합한지 의견 청취를 거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관악구 지명위는 이달 말까지 보완 작업을 거치거나 아예 새로운 안을 서울시에 제출해야 한다. 서울대벤처타운역은 기각이 아닌 보류인 만큼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관악구 주민들로 구성된 ‘올바른 역명 추진위’는 ‘고시타운역’ 지정을 촉구하며 구가 올린 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악구가 110번역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역명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7가지 선택지 중 ‘고시타운역’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1839명 중 36%를 차지했다는 점을 근거로 지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

하지만 고시타운역은 이미 서울시 지명위에서 기각된 명칭이다. 지난 2017년 사법고시가 폐지된데다가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도 반영돼 있어 ‘고시’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다고 시는 판단했다. 또 110번역의 경우 삼성동과 서림동, 대학동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각 동마다 원하는 역명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설 역명은 해당 지역과의 연관성이 뚜렷하고, 지역실정에 부합되는 명칭 사용하는 게 원칙”이라며 “관악구 지명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의견을 보내오면 이를 반영해 최종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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