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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의원들은 공공연하게 “문재인 정권 들어 우리 당 의원들만 잡아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한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시절 시작된 검찰 조사로 의원직을 잃은 이도 여럿인데다 집권여당 시절에도 더불어민주당보단 한국당에서 비리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의원이 더 많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항변이란 지적도 나온다.
20대 국회 들어 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이는 모두 11명이다. 한국당 소속을 빼면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의원 3명, 민중당 1명 등이다. 민주당 소속 의원은 없다.
한국당에선 “여당 무죄, 야당 무죄”란 목소리가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13일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 들어와서 우리 당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이 더 많은 걸로 안다”며 “결국은 재판 과정에 있어서 제대로 진행됐는가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들 외에 한국당에선 배덕광, 이군현, 이우현, 이완영 전 의원이 차례로 금배지를 잃었다. 다른 야당에선 국민의당의 최명길, 박준영 전 의원과 민중당 윤종오 전 의원 등이 있다.
앞서 19대엔 23명이 불명예스럽게 중도 사퇴했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만 10명인데,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가 제명된 현영희 전 의원까지 합치면 11명이다. 박상은, 송광호, 조현룡, 이재균, 안덕수 전 의원 등으로, 성폭행 혐의를 받아 자진사퇴한 심학봉 전 의원도 있다.
18대 국회에선 21명이 의원직을 잃었다. 역시 한국당 계열 인사가 민주당 쪽보다 많다. 공성진, 구본철, 박종희, 윤두환, 임두성, 허범도, 현경병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7명, 한나라당에서 분열한 친박연대 소속도 5명이었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김세웅, 김종률, 서갑원, 정국교, 최철국 전 의원이 있다. 이외엔 창조한국당, 무소속 등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여당이던 시절 ‘비리당’이란 오명을 쓸 정도였다”면서 “정권 눈치를 보는 사법당국의 영향이 없겠나마는, 의심이나 불만 제기보단 국민에 사과하는 낮은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