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중국대사에 온건파 발탁"…中전랑외교 벗어나나

5개월 만에 주미 중국 대사 공백 해소
주미대사관서 두 차례 근무한 미국통
"덜 공격적 협상가"…미·중 갈등 완화 주목
  • 등록 2023-05-23 오후 5:36:33

    수정 2023-05-23 오후 5:36:3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주미 중국대사 공석 상태가 5개월 만에 해소된다.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평가받는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주미 대사로 발탁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사진=AFP)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셰 부부장이 주미 대사로 발탁됐으며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부임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셰 신임 대사가 부임한다면 지난해 말 전임 친강 대사가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후 5개월 만에 주미 중국 대사 공백이 해소된다. 주미 중국대사 공석 상태가 장기간 지속하자 언론에선 중국 정부가 대사 자리를 장기간 비워두면서 미국 정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셰 대사는 과거 두 차례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하기도 한 대표적인 대미 외교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을 총괄했다. 그 역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 등 서방과 날이 선 말을 주고 받긴 했지만 전랑외교(중국의 강경 외교노선) 선봉에 섰던 친 부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된다.

셰 대사는 주미 대사 자리를 두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과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 대변인은 미국 등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 외교가에서 악명 높은 인물이다. 폴리티코는 중국 정부가 화 대변인 대신 셰 대사를 선택한 걸 두고 건 미·중 간 상호 반감을 완화하기 위해 덜 공격적인 협상가를 선호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셰 대사 부임이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미·중 고위층도 긴장 완화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대해 “조만간 해빙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친 부장도 이달 초 취임 후 처음으로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나 미국의 대중 외교를 비판하면서도 “현재 최우선 순위는 중·미 관계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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