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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은행채 금리가 2년7개월 만에 최저치 하락하면서, 대출금리도 즉각 영향을 받고 있다.
금리 수준만 보면 대출 적기로 여겨지지만, 대출 증가 폭이 커질 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여전한 데다 향후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이자이익 감소에 따른 시중은행의 실적 하락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이번주 혼합형 주담대 금리(5년 고정금리·나머지 변동금리)는 2.65~4.15%로 책정됐다. 우대금리 요건을 다 맞출 경우 고정금리 최저 2.65%에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주와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은행 측은 보고 있다.
대출금리가 내리는 것은 국내외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담대 고정금리와 주로 연동돼 있는 만기 5년짜리 은행채 금리 하락 폭이 크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874%로 2016년 11월10일(1.795%)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 하락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016년 한때 1.3%대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은행채 금리가 아직 바닥으로 여겨지지는 않는 이유다. 만에 하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더 인하한다면(2016년 당시 1.25%), 대출금리도 곧바로 떨어질 수 있는 구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하락세만 보면 대출이 큰 폭 늘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5%)가 필요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대출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올해 1월부터 106조원에서 늘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다보니 지갑 열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대출 통계에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추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대출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