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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규장비 개발은 현장에서 경찰관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재 경찰에 보급돼 있는 총은 국민 정서와 발포 후 경위서 작성 등으로 실사용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고, 테이저건(전자충격기) 또한 아직까지 위해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새로운 현장지원 장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현장 경찰관이 상황에 따라 적정 물리력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삼단봉·장봉과 장갑 형태의 전기충격기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기존 테이저건처럼 전류가 흐르는 전기 침을 발사해 중추신경계를 교란시킬 필요 없이, 적정 물리력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초점을 둔 것.
전문가들 분석을 종합하면 현장 보급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신규 장비로 전기충격 다단봉·장봉이 꼽힌다. 경찰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삼단봉·장봉에 기능을 고도화시켰기 때문에 치안현장에서 즉시 쓰기에 가장 용이할 것이라는 평가다.
전기충격 장봉은 당초 개발계획에는 없었지만, 현장 경찰관들의 제안을 반영했다. 기존 장봉의 경우 길이 1.2m,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충격에 약해 타격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전기충격 장봉은 탄소섬유복합소재가 적용됐다. 손잡이(길이 30cm)를 포함해 기존 장봉의 길이와 동일하게 설계됐으며, 무게는 약 400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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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경찰은 우범자의 거리가 3m 이상 먼 경우에는 더 이상 접근하지 않고도 포승줄을 발사해 대상을 포박하는 방식의 포승줄 발사기도 개발 중이다. 포승줄 발사기는 길이 20cm, 지름 3.6cm, 무게 380g이다. 사거리 5~7m로 휴대성과 편의성에 주안점을 뒀다.
해당 장비들은 내년 중 안전성 검증 및 제도적·법적 검토를 마쳐 중범죄, 흉기 난동 등 강력사건의 빈도가 높은 지역 관서에서 우선적으로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장비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이민욱 선임연구원은 “경찰도 최근 현장대응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장비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경찰 장비 규격보다 높은 수준의 위해성 기준을 제시해 기존 테이저건보다 안전한 수준의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