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전기차 암울…'실적 선방' GM, 주가 급락

2분기 시장 예상 웃돈 실적에도 주가 6%↓
전기차·자율주행 '미래 먹거리' 투자 지연
수익성 개선 위해 내연기관차 생산 집중
"하반기 생산비용↑·소비 여력↓" 실적 압박
  • 등록 2024-07-24 오후 4:30:53

    수정 2024-07-24 오후 4:30:5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차 개발 지연 등 ‘미래 먹거리’에 발목이 잡혔다. GM은 지난 2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향후 성장 비관론에 주가가 6% 넘게 떨어졌다.

멕시코에 있는 제너럴 모터스 조립 공장에서 GM 로고가 보인다.(사진=로이터)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2분기 매출이 480억달러로 시장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455억달러를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2분기 3.06달러로 월가 전망치(2.75달러)를 웃돌았다.

2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GM의 연간 세전 순익 전망치는 기존 125억~145억 달러에서 130억~1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GM이 막대한 자본투자를 필요로 하는 전기차로의 생산시설 전환이나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속도를 늦추고 수익성을 위해 내연기관차 생산에 집중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회사 크루즈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 차량 오리진 개발작업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크루즈 직원들은 차세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리진 개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분기에 6억5000만 달러(약 9005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GM이 앞으로 오리진 개발을 재개할 수 있지만, 지금은 볼트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GM은 전기차 전환 계획도 뒤로 미뤘다. 신형 뷰익 전기차 모델 생산계획과 전기차 트럭 공장 개장을 연기했다. 앞서 GM은 뷰익 브랜드를 2030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세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게다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으로 우려하며 신규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GM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크루즈의 자율주행 차량인 쉐보레 볼트EV(사진=로이터)


앞서 GM은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전년보다 5만대가량 줄어든 20만~25만대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생산한다는 GM의 계획도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바라 CEO는 “GM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전기차 분야 투자를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기차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기차는 우리에게 가장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수개월 안에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하반기 이후 생산비용 증가와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 감소로 실적이 압박받을 수 있다고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제이콥슨 CFO는 “하반기에는 계절적으로 원자재 비용이 더 커지고 가격도 압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GM은 전장보다 6.4% 급락한 주당 46.38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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