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총살·폭행 멈춰야"…불교계 오체투지 행진

조계종 사회노동위, 주한 미얀마 대시관서 유엔 인권위까지 행진
  • 등록 2021-03-12 오후 5:10:22

    수정 2021-03-12 오후 5:10:22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불교계가 미얀마의 군부 세력 규탄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사노위)는 12일 낮 12시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1차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 무자비한 총살과 폭행이 자국민에게 자행되고 있다”며 “쿠데타 세력을 향해 세 손가락을 높이 들고 평화의 행진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힌 뒤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재한 미얀마인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기원하며 유엔인권위 사무실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자리에 참여한 미얀마 국적 유학생 헤이망(31)씨는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민주주의를 위해 힘껏 싸우고 있는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사살하고 있는 쿠데타 독재 군부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번 사노위의 오체투진 행진에는 조계종 승려 5명과 재한미얀마청년연대 2명, 해외주민운동연대 1명까지 총 8명이 참여했다. 사노위는 미얀마 대사관에서 종로 유엔 인권위원회 사무소까지 약 6km의 행진을 할 예정이다.

사노위는 “현재까지 60명 이상의 시위대가 군경의 총격 등으로 숨지는 등 무고한 시민이 죽어가고 있다“며 “유엔은 이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모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노위는 “오늘 우리는 6km가 넘는 거리를 오체행진 투지로 이어왔다.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는 긴 시간 피를 흘리며 한국사회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 늘 함께 해 왔다”며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미얀마 시민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LND)이 압승을 거두자, 지난 달 1일 미얀마 군부가 이에 불복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에 대항해 불복종 시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 군부는 페이스북 등 SNS를 차단하고, 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11일 유엔 미얀마 보고관에 따르면 쿠데타 사태 이후 최소 70명이 사망했고, 2000명 이상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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