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인 납품비리와 안전성 문제, 핵폐기물 처리 등으로 기로에 선 원전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란 주제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열린 ‘2014 세계 원자력 및 방사선 엑스포’에서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 전 장관(KAIST 초빙교수)은 이날 개회식 기조강연에서 근본 대안은 원자력발전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한다면 심지어 틀린 말을 해도 믿지만 한번 신뢰가 실추되면 회복이 매우 어렵다”고 원자력업계에 조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와 관련, “한국은 원전 정책이 얽혀있고 왔다갔다 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정부는 핵폐기물 처리정책의 경우 중저준위와 고준위의 동시 처리를 줄곧 밝혀오다 지난 2005년 돌연 중저준위 우선 처리로 방향을 바꾸었다. 김 전 장관은 이에 따라 정권마다 ‘뜨거운 감자’인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차기 정권에 계속 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장문희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방사선 기기분야와 폐로산업, 부품 분야, 사용후핵연료 처리분야 등에서 아직 기술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우리의 노력의 결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세계적인 기술상품을 만들어내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중의 원전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일어나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안전성 기술의 발전이 대중의 신뢰를 얻는 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3일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방사선 분야와 원전폐로 분야, 원전 기자재 수출산업, 방사성폐기물 관리 분야 등에서 세부포럼이 진행된다. 다큐멘터리 상영과 논문 발표 등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