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리스크’로 자중지란에 빠진 더불어민주당과 거리두기를 하며 민생 챙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내달 11일 치러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내년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당 소속 국회의원을 총동원해 민심 탐방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소속 의원 108명(추경호·박진 국무위원 및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3명 제외)에게 보궐선거 지원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달한 공문에는 국회 상임위별로 강서 지역에서 단체 현장 간담회를 개최하고, 각 국회의원 개별로 선거운동 기간 중 배정된 지역을 방문해 재래시장 등을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또 자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강서갑(발산·우장산·화곡동 등), 강서을(가양·등촌·공항·방화동 등), 강서병(등촌·가양·염창동 등) 지역으로 나눠 민심 탐방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날에도 당 지도부는 강서구 전통시장인 방신 시장을 방문해 추석을 앞두고 농수산물 판매를 촉진하는 등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이날 시장 투어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김기현 대표는 “상생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예산을 늘리고 정책 반영에 더 힘써야겠다”며 “전통시장 상인들이 신나게 영업하고 주민들이 전통시장에서 값싼 물건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더욱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 25일 강서구 방신시장을 찾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성태 전 의원,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수산물을 구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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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민생 입법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날 당 최고원회의에서는 아름다운 가족 네트워크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고 위원장에 배현진 의원을 임명했다. 특위는 여성과 가족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역할을 맡게 된다. 또 디지털정당위원회를 출범하기로 결정하고, 위원장에 최근 인재 영입한 개그맨 김영민씨를 임명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김영민 위원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특히 네티즌 정서를 잘 이해하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민생 행보를 가속화하는 것은 최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국회시계가 멈춰서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민생 법안 88건이 처리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10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 이전인 10월 첫째 주에라도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촉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감안하면) 10월 국회일정을 보면 추석 이후부터 국감 이전 기간인 다음 달 4~6일에만 본회의가 열릴 수 있다”며 “보호출산제, 머그샷 공개법,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노란버스법 등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민주당과 협상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