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워장이 14일 “혐오와 차별 중지야말로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며 최근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성소수자 혐오 분위기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
| △최영애 인권위원장(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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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대한 보도과정에서 일부 언론이 진단이나 방역과는 무관하게 성소수자를 부각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비난과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자신의 신분이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검사를 기피하게 만들어 오히려 방역에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건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익명검사 확대와 동선 공개 축소를 통해 개인정보노출을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한 것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또한 성소수자 긴급대책본부가 자발적 검진에 참여할 수 잇도록 보건당국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긍정적으로 봤다.
최 위원장은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소수자들에게 검진은 신상공개로 인한 혐오와 차별의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두려운 일”이라며 “정부는 성소수자들의 특수한 취약성을 감안해 검진과정에서 방역과 무관한 정보를 요구받는 등의 일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아울러 진단 및 방역과 관련 없는 정보를 제공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에게 인권보도준칙을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며 “인권위 역시 성소수자들이 겪는 차별과 혐오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편견과 혐오를 걷어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 8일 한국 정부가 성소수자에 대한 낙인찍기와 혐오를 조장하는 잘못된 정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 사회가 성소수자를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