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약일까 독일까…與 친박·비박 정면대결 구도

이주영·홍문종 vs 유승민·원유철 與 원내대표 대진표 확정
'박심' 이주영 쪽 기운 것으로 관측…박심 효과가 최대변수
  • 등록 2015-01-28 오후 3:57:09

    수정 2015-01-28 오후 5:54:13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PK(부산·경남) 이주영 의원(4선·경남 창원 마산합포)과 TK(대구·경북) 유승민 의원(3선·대구 동을)간 양강 대진표로 28일 최종 확정됐다.

구인난을 겪던 ‘러닝메이트’ 정책위의장에는 수도권 중진인 홍문종 의원(3선·경기 의정부을)과 원유철 의원(4선·경기 평택갑)이 각각 이·유 의원과 짝을 지어 출마하기로 했다. 친박(친박근혜) ‘이주영-홍문종’ 조합과 비박 ‘유승민-원유철’ 조합이 격돌하는 것이다.

‘친박’ 이주영·홍문종 vs ‘비박’ 유승민·원유철 대진표 확정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주영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 이데일리DB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시선이 따갑지만 우리에게 더이상 시간이 없다”면서 “오늘 이주영 원내대표 후보와 함께 정책위의장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류 친박으로 분류되는 홍 의원은 “새누리당과 우리가 만든 박근혜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쓴소리보다 되는 소리, 손가락질보다 서로 어루만지면서 청와대와 여의도가 공동 책임지고 하나가 돼 난국을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여의도와 청와대를 잇는 다리를 불사르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개인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당을 디딤돌 삼거나 박근혜정부를 조롱거리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홍문종’ 조합은 PK 신박(新朴)과 수도권 친박이 의기투합한 모양새다. 당내 친박 표의 확장성을 최대한으로 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원유철 의원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민심의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당이 중심에 서야 한다”면서 “유승민과 원유철의 조합이야 말로 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당·정·청 관계의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당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이 국민들에 혼선과 혼란을 드리지 않도록 당정 협의를 정례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원 의원은 또 “20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권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 “수도권 출신 중진으로서 당의 지역편중을 탈피해 내년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원유철’은 비박계 조합으로 꼽힌다. 원 의원은 당초 친박과는 거리를 둬왔다. 이 조합은 다소 특이한 구도이기도 하다. 원내대표의 선수(選數)가 정책위의장보다 하나 아래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심’ 이주영 쪽 기운 것으로 관측…박심 효과가 최대 변수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당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박빙 구도인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날 정책위의장 짝이 최종 확정되면서 판세가 다소 요동칠 수도 있다는 게 당내 기류다.

핵심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꼽힌다. 이날 대진표가 정해지면서 박심은 이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친박과 비박간 대결구도가 더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가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박심은 꼭 장점만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계파 중립이었던 이 의원은 박심을 안고 친박 표에다 비박 표도 일부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비박계 정책위의장이 표 확장성에 더 낫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주류 친박인 홍 의원과 짝을 지으면서 친박 색은 더 강해졌다.

영남권 한 의원은 “이제는 당내 선거에 친박 딱지를 붙이고 나오면 불리하다”면서 “초선들은 다 친박이라고 봐야 하는데, 이들의 분위기도 정권 초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이럴 경우 유 의원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게 여전히 부담이 있다는 기류도 있다. 멀박(멀어진 친박), 탈박 등으로 꼽힌 유 의원이 원조친박을 자임하면서 “(이주영 의원보다) 제가 더 (청와대와) 거리가 가까울 것”이라고 하는 것도 친박 표에 대한 확장을 노리는 것으로 읽힌다. 비박 원 의원과 조합도 친박 의원들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내년 총선도 주요 변수다.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당 의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선거는 예측하기 정말 어렵고 변수도 많다”고 했다. 두 진영은 선거일(다음달 2일) 전 막판 닷새간 의원회관 등을 돌면서 의원 개개인에 대한 접촉면을 넓혀 표심을 자극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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