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경복궁 낙서 배후 ‘이팀장’이 도주 약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팀장으로 알려진 피의자 강모(30)씨는 경찰 수사를 받는 도중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밖으로 나온 뒤 울타리를 넘어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 낙서 제거 작업을 마친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 인근 담장을 따라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 위) 사진 아래는 지난해 12월 16일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쓰인 낙서.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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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쉬는 시간을 틈타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강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수사관 2명의 감시 하에 흡연을 끝낸 직후 갑자기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주했다. 경찰은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수색하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강씨가 인근 교회 건물 2층 옷장에 숨어 있던 것을 발견했다. 강씨는 도주 약 2시간 만인 3시 40분께 검거됐다.
강씨는 임모(18)군과 김모(17)양에게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고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에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동문 담벼락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공짜 윌OO티비.com feat 누누’라는 약 30m 문구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강씨가 운영하는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문화재보호법상 손상 또는 은닉 및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주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5개월여 만인 지난 22일 강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음란물 유포 사이트도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을 게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및 청소년성보호법상 성착취물 배포)도 추가로 드러났다.
한편, 경복궁 낙서를 모방해 경복궁에 2차 낙서를 한 20대 남성 설 모 씨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설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