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감독원 최고위 관계자는 최근 현재현
동양(001520)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을 경영진이 책임지고 상환하라고 요구했다.
12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최고위 관계자는 최근 현 회장에게 “만기가 돌아오는 CP를 상환하지 못하면 개인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이 책임지고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24일부터 개정된 감독규정이 적용되면 동양증권은 계열회사의 채권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동양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맞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5개사가 발행한 CP는 1조 1000억원어치.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중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CP는 5000억원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그룹이 형제 관계인 오리온그룹 대주주의 주식을 바탕으로 신용 보강을 받아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CP를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에게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양 계열사 자산을 담보로 5000억~1조원의 ABS를 발행하면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가진 주식을 바탕으로 신용 보강을 해달라는 것. 이렇게 되면 ABS 매각이 보다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고 ABS는 자산 매각을 통해 상환한다는 구상이다.
담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오리온 주식을 각각 86만 5204주(14.49%)와 77만 626주(12.91%) 보유하고 있다. 주당 가격은 이날 종가 기준 97만 3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