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호 구축·낙하산 논란 없애겠다”…KT 사외이사, 새 방법으로 선임

KT 지배구조개선TF,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
그들만의 리그?..사외이사 선임 평가에 사내이사 배제
CEO 선임 특별결의하면 낙하산 못온다
서치펌 외에 16일 오후1시까지 주주추천으로 사외이사 후보 받아
  • 등록 2023-05-08 오후 4:24:01

    수정 2023-05-09 오전 7:19:2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KT(030200)가 신임 사외이사를 6월 말 선임하고, 신임 대표이사(CEO)는 7월 경 확정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사외이사 후보군 확보를 위해 기존 풀(Pool)과 외부 전문기관(서치 펌)추천외에 KT주식을 6개월 이상 1주라도 보유한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5월 8일부터 16일 오후 1시까지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받는다.

이렇게 확보된 사외이사 후보군은 △5인의 인선자문단을 통한 1차 평가를 거쳐 △사내이사가 배제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되고, 6월 중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그리고 이렇게 구성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7월 말 경 새로운 대표이사(CEO) 후보를 확정한다.

이 같은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은 주요 주주로부터 추천을 받아 구성한 지배구조 개선 전문가 5명이 정했다.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구축 TF’라는 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 주형환 세종대 석좌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한국공기업학회 회장),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앨리샤 오가와(Alicia Ogawa)컬럼비아대 국제관계대학원 조교수 등이다.

사외이사 선임 평가에 사내이사 배제

TF의 첫 성과물인 이번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참호 구축 논란을 없애고, 동시에 낙하산 논란도 없애는 게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독립적인 사외이사 인선자문단을 운영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후보추천에 사내이사 1인을 배제해 사외이사 전원으로 했고 △정관 개정 작업을 하면서 사내이사 수 축소(사내이사 3인→1인)와 함께, CEO 선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지배구조TF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 시 사내이사를 배제하고 전부 사외이사로 사추위를 구성하라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이를 통해 내부 참호 구축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별도의 인선자문단을 두는 것에 대해서도 “저희 TF는 시스템을 만들되 인선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사외이사 선임시) 인선자문단은 KB에도 있고 포스코에도 있지만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진 않는다”고 부연했다. 사외이사 인선자문단의 이름을 비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현재 기준으로 보면 사외이사 전부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려는 조치로 보인다.

CEO 선임 특별결의하면 낙하산 못온다

뉴 거버넌스TF에선 KT 정관에서 이사회 사내이사 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일과, CEO 선임 시 과반수 이상 찬성에서 3분의 2이상 찬성 등 특별결의를 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이를 두고 KT 관계자는 “계열사만 50여개에 달하는 KT그룹을 경영하는데 사내이사가 CEO 1명으로 줄어들면 IT를 잘 모르는 사외이사들 중심으로 경영이 가능하겠냐”고 걱정했다.

하지만, 지배구조TF 관계자는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이사회는 (직접 경영하는 게 아니라) 경영을 감독하는 것”이라면서 “사내이사들이 CEO와 다른 의견을 가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느냐. 사내이사 숫자가 많아진 것은 국내의 재벌그룹 중심의 지배구조라는 독특한 환경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CEO 선임을 주총 특별결의로 하게 되면 참호 구축을 막을 뿐 아니라 낙하산도 절대 올 수 없게 된다”면서 “KT뿐 아니라 지분이 잘게 쪼개진 소유분산기업들은 내부 참호구축도 하지 말고 낙하산도 보내려 하지 말고 훌륭한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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