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한화그룹이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다시 추진한다는 소식에 한화그룹 계열사와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엇갈렸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대 하락했고, 한화와 한화솔루션도 5~6%대 주가가 빠졌다. 주인없는 기업의 설움을 털어내게 된 대우조선해양은 13%대 급등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스페이스는 전 거래일보다 8000원(10.8%) 내린 6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는 1450원(5.29%) 하락한 2만5950원, 한화솔루션은 3350원(6.74%) 빠진 4만6350원에 마감했다. 그룹 금융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빠졌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5.63%,
한화손해보험(000370)은 2.83%,
한화생명(088350)은 4.01% 하락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2950원(13.41%) 급등한 2만4950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주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대우조선 인수가 자칫 그룹에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대우조선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서 대규모 수주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에만 약 5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전후 ‘저가 수주기’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한 여파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대우조선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강석훈 산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 등의 안건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 규모를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인수를 추진했던 당시 6조원 이상에 비해 4조원 가까이 낮아졌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애널리스트와 기간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회사 경영현황과 계획을 비롯해 대우조선 인수 관련 내용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