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책임자로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대사대리의 딸 북송(北送) 논란에 대해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현지 라디오 ‘안키오’ 방송에 출연해 “이 사건은 대사관과 관련된 문제이니 외교부에 물어보라. 난 아무 것도 몰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일에 대해 의회에서 해명하라는 동료 의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집권당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북한에 강제로 송환됐다는 언론 보도 등과 관련,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살비니 부총리의 의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북한에 그의 조부모가 있기 때문에 잠적한 부모 대신 조부모와 함께 지내기 위해 스스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외교부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 의사에 따라 대사관 여성 직원이 동행해 북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오성운동 소속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부 차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 전 대사대리의 딸 강제 송환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전례 없는 엄중한 일이다. 책임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파노 차관은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했어야 했다”며 “그의 딸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 대사대리는 2015년 5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에 1등 서기관으로 부임했다. 북한의 제6차 핵실험에 따른 이탈리아측의 제재조치로 2017년 9월 문정남 북한대사가 추방된 후 대사대리직을 수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