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힘들고, 키트 없는 곳 많지만… “병·의원, 5천원에 따뜻해”

3일 전국 병·의원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대기줄 긴 진료소 피해 온 사람들 “편하게 검사”
병·의원 찾느라 헤매 ‘분통’ 터트리기도
일부 병원, 키트 수급난
  • 등록 2022-02-03 오후 4:11:22

    수정 2022-02-03 오후 4:21:32

[이데일리 김미영 김형환 기자] “선별진료소는 대기줄이 너무 길다고 해서 물어물어서 여기로 왔어요. 따뜻하고 좋아요, 5000원이 아깝지 않네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위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의원을 찾은 송모(37)씨는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회사에서 음성 확인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왔다”며 “생각보다 여기도 검사받으려는 사람이 많지만 선별진료소보단 대기 시간도 적고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으니 좋다”고 했다.

이날부터 코로나19 검사·치료 체계가 개편되면서 동네 병·의원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시민들 반응은 갈렸다. 당장 이날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곳이 전국 343곳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해당 병·의원이 어디인지 정확한 정보가 뒤늦게 공지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병·의원을 찾은 이들 사이에선 ‘비용은 지불했지만 편안하게 검사받았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사진공동취재단]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의료진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시민과 코로나 진료를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이비인후과는 이날 오전9시부터 3시간 동안 150명 넘는 이들에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했다. 1분에 한 명꼴로, 검사 진행도 그야말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그럼에도 검사 대기하는 이들은 20~30명씩 꾸준히 이어졌다. 의심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는 박모(29)씨는 “여기도 이렇게 몰리는데 선별진료소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불안하다”며 “포털사이트를 한참 검색해서 병원을 찾아 왔다”고 했다. 30대 남성 박모씨도 “이렇게 추운 날 실내에서 대기하니 좋다”며 “5000원을 내야 하지만, 진료소에서 줄 서면서 버릴 시간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운 가격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들었는데 그게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일부 병원은 검사 가능 기관으로 신청했음에도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없다고 손을 내젓기도 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 병원은 “지금 진단키트를 구하기 힘들어 다음 주나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하다”며 “오는 손님들 다 돌려보내고 있다”고 했다. 인근 다른 병원도 “현재 진단키트는 약 500개 정도 준비해 놓은 상태로 추가 주문을 해놓았는데 언제 배송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의 ‘늦장’ 공지에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한 병·의원을 찾느라 헤맨 이들은 불만이 컸다. 서초구 서초동 한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김모(32)씨는 “뉴스에서 동네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해서 집 앞 병원에 갔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며 “왜 동네 병원이면 다 되는 것처럼 오해하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포털사이트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는 검사 가능 병·의원을 묻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서울 용산의 한 맘카페엔 “아이가 열감기인데 수액을 맞으려니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오라 한다”며 “어디서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한지 아느냐”는 글이, 용산 수지 맘카페엔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확인서를 회사에 내야 하는데 어디 병원으로 가야 빨리 받을 수 있나”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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