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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폐물) 처리 문제 해결은 국내 원전 가동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국내 26기의 원전에서 40여 년 동안 사용한 50만여 다발의 사용후 핵연료는 현재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에 저장돼 있으나 현 시설로는 2030년 이후부터 차례로 포화 예정이다. 원전 내 폐기자재나 의복·장갑을 버릴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 시설은 경북 경주 내 마련했으나, 이 같은 고준위 방폐물을 보관 처리할 시설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 번번이 막혀 최소 2060년까지는 완전한 해결이 어려운 상태다.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확충 없인 국내 전력공급의 30% 전후를 맡고 있는 원전 가동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계 전문가는 이날 포럼에서 현 건식저장시설과 중간저장시설 기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국동학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연료안전연구부 책임연구원은 “건식저장은 전원 없이 자연대류로 냉각하기 때문에 지진 등 자연재해나 테러 같은 인재에도 안전하다”며 “지역 주민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많은 원전국가에서 도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도 안전성을 인정한 보편화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김준곤 한국수력원자력 사용후핵연료부장도 “월성원자력본부 내 건식저장시설은 1992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 30여 년 동안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성능을 갖췄으며 시설이 파괴되는 최악의 사고 때도 제한구역 경계 피폭선량이 엑스레이 촬영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육대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해체·사용후핵연료규제실장은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과 (건설을 추진 중인) 중간저장시설에 적용하는 안전 규제 기준은 실질적 차이가 없다”며 두 시설의 안전성 평가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편 원자력산업협회는 9월 말 원전해체를 주제로 4차 고준위 방폐물 정책 포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