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 청산이 시작된 엔 캐리 트레이드도 일부 진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 차를 이용해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미국 등에 투자하는 거래다. 외환시장에서는 ‘엔 매도·달러 매수’의 거래를 하게 돼 엔저 현상을 촉발한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일본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달 초 달러 대비 엔화는 160엔을 웃돌았지만, 지난 5일에는 144엔으로 내려오며 엔화가 급격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 5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자금 유출로 국내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급락했다. 실제로 연초 이후 아시아 국가별 외국인 포트폴리오(주식)는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이러한 외국인의 투기성 자금이 급격하게 유출되면서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이다.
교보증권은 일본 정부가 하반기에도 엔화 가치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보고, 하반기 엔화 레벨을 130엔 초반대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의 의도보다 빠른 속도로 절상된 엔화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이전보다는 직접적인 개입을 제한하면서 속도 조절에 주안점을 두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엔화 절상 강도와 속도가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보다 강하게 진행될 경우, 이번에 청산되지 않았던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유출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하방 압력을 다시 한 번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자본 차익 기대감으로 아직 포지션이 정리되지 않은 자산군은 아직 존재하는 상황”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경제 자체의 모멘텀에 따라 엔화 절상 속도가 빨라진다면 해당 자산군에서 자금 유출이 확대될 것이고, 이로 인한 자산 가격 하락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확대될 수 있다”며 “따라서 아직은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