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테슬라發 가격전쟁까지…곡소리 난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1분기 순손실 9.6배 확대
적자에 자금조달 어려워 투자도 못해
테슬라 가격인하에 가격경쟁력 떨어져
아마존 투자한 '리비안'은 그나마 선방
  • 등록 2023-05-10 오후 4:35:05

    수정 2023-05-10 오후 7:30:14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전기차 회사들이 금리인상 여파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발(發) 가격전쟁 여파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고꾸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루시드 전기차 (사진=AFP)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루시드는 8일(현지시간)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데다 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1분기 매출이 1억4940달러로 전년(5768억달러) 대비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 2억99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순손실은 7억7950만달러로 1년 전(8128만달러) 대비 9.6배나 확대됐다.

순손실이 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4분기 17억4000만달러에서 1분기 9억달러로 감소했다. 적자구조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이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폭락했다.

테슬라와 버금가는 양대산맥이 될 것이라는 루시드는 전기차 반도체 수급 부족에 글로벌 금리가 치솟는 등 대외변수가 터지면서 부품 공급망 확보 및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비용을 줄여야 하지만 대규모 생산시설이 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통해 차량 제조 비용을 절감하면서 가격인하 카드까지 꺼내자 루시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수소연료전지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억6910달러(약 22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투자금도 소진됐고, 지난 3월말 보유 현금은 1억2110만달러로 작년말대비 절반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니콜라는 수요 부진에 미국 애리조나주 쿨리지 공장의 생산라인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13%나 폭락하면서 0.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전기차 트럭 제조사인 리비안오토모티브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1분기 매출이 6억6100달러로 전년동기(9500만달러) 대비 7배가량 늘어난 데다 순손실은 13억5000만달러로 전년(15억9000만달러)대비 적자폭이 줄었다. 리비안의 손실이 줄어든 것은 적극적인 비용 절감 노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고조에 따른 금리인상 여파에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구조조정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생존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생산량 확대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를 안심시켰다. 지난 1분기에 9395대를 생산해 7946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올해 목표치인 5만대 생산도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다고 리비안은 자신했다. 이는 올해 생산량 목표는 작년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리비안은 투자를 받은 아마존이 전기배달용 밴을 수급 받고 있는 만큼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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