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이날 2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총 1조5500억원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녹색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의 한 종류로, 자금 사용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 투자로 한정된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회사 측은 당초 예정됐던 20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증액분 가운데 1358억원은 현재 포항에 건설 중인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에, 323억원은 양극재 제조를 위한 전구체 리튬 등 원료매입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자회사 포스코MC머티리얼즈가 포스코 제철 공장의 부산물 콜타르를 활용해 인조흑연의 원료인 침상코크스를 생산하고 있어 수직 계열화가 가능한 구조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음극재 시장은 인조흑연이 주도하고 있다. 인조흑연은 천연흑연 대비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설비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광양공장 양극재 3,4단계 생산 라인 준공이 완료되면서 연간 9만t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전기차 100만여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포스코케미칼은 당분간 국내외 설비 증설 영향으로 자금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에너지소재 부문 투자로 6772억원이 투입됐다. 실제로 차입금 규모는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다. 연결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1조3442억원으로 1년 전(6573억원)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현금성 자산을 1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투자가 예정돼 있고 다방면으로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권 증액을 열어두고 설비 투자에 활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