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강남구 소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發) 집단감염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대유행을 폭발시키는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나흘 만에 이미 70여명의 추가 감염이 발생한데 이어 여전히 수만명의 검사 대기자로 남아있는 상황이라 연쇄감염 확산시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 강남구가 지난해 전국 최초로 설치한 감염병 대응 전담기관인 스마트 감염병관리센터 앞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인파가 대규모로 몰리며 발 디딜틈 없이 빽빽한 모습이었다. 건물 출입문 밖으로도 수백m의 줄이 길게 이어지고, 보건소에 진입하려는 차량도 뒤엉키면서 내부는 북새통을 이뤘다. 이 곳을 찾은 시민이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2시간 가량은 기다려야 했다. 결국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한 검체 채취 키트가 동이 나 검사가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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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인 이날에도 강남구 보건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혼잡한 상황이다. 양오승 강남구 보건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시민들의 숫자만 약 15만명에 달한다. 이 중 60~70%는 검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기존 오후 7시 마감에서 오후 9시로 관내 5곳의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늘렸지만 검사 대기인원이 워낙 많아 현재 하루 검사량이 900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시 역학조사에서 이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과 다른 층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대부분이 가까운 거리에서 장시간 근무한데다 창고와 탈의실 등을 공동 사용하면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8일 오전 0시 현재까지 이 백화점 직원 64명, 가족 및 지인 7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백화점은 방문자를 상대로 QR코드 및 수기명부 작성이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 전체 방문객을 대상으로 검사를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백화점 방문자의 검사건수가 갈수록 많아지는 추세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 집단감염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 서울은 방역당국이 마련한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는 백화점 내부 직원들에게만 감염이 확인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도 전파가 확인되면 추가 연쇄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한편, 서울시는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전날 583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55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가 도입하려고 마련한 새로운 거리두기 단계에서 서울의 4단계 적용 기준은 주간 평균 확진자가 389명이다. 최근 서울시 주간 평균 확진자는 387.4명으로 이런 유행 추세가 하루 이틀만 이어지면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 서울시 일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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