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로봇을 똑같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았지만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로봇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인 LG전자는 물류 운반, 서빙, 고객 안내 등 서비스 로봇에 집중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보행 보조 등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LG전자 물류로봇 클로이 캐리봇이 파스토의 스마트 물류 센터인 용인2센터에서 작업자와 협업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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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물류로봇 사업의 국내·해외 영업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담당 업무는 △국내 및 해외 물류로봇 시장 개척과 사업 파트너 발굴 △물류 잠재고객 발굴 △고객사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물류로봇 판로를 확장하고 관리한다. 모집은 전날(16일) 오후까지 받았다.
LG전자 물류로봇은 LG 클로이 캐리봇이다. 클로이 캐리봇은 대량으로 물건을 적재해 목적지로 운반하는 차세대 물류로봇이다. 물류창고 등 넓고 복잡한 공간에서 수십대의 클로이 캐리봇이 충돌 없이 운행한다.
| LG전자 물류로봇 국내·해외 영업 경력직 채용 공고.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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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클로이 캐리봇을 공급한 곳은 CJ대한통운과 물류 플랫폼 스타트업 파스토 등 국내 2개 기업이다. 작년에 캐리봇 사업을 시작해 아직 고객사가 많지 않지만, LG전자는 이번 채용으로 클로이 캐리봇 사업을 국내외에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LG전자는 안내용 로봇인 클로이 가이드봇과 서빙 로봇 클로이 서브봇을 국내외에 공급하며 서비스 로봇 사업에 무게를 싣는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로봇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봇핏(Bot Fit)’이라는 이름의 로봇 상표권을 출원했고 보행 보조 로봇의 구동에 관한 내용을 담은 ‘보행 보조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장치들’이란 특허도 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에 보행 보조 로봇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봇핏이라는 이름과 해당 특허를 로봇 신제품에 적용할지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지만 업계에선 적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힙’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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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헬스케어 로봇 개발을 수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웨어러블 헬스케어 로봇 GEMS를 공개했고, 작년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해당 로봇 관련 시판 전 신고 절차를 마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시장의 성장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래 먹거리 관점에서 투자를 적극 하고 있다”며 “산업용 로봇과 달리 비교적 절대 강자가 없는 서비스 등 분야에서 시장을 개척하며 우위에 서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