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경상남도 김해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 이래CS가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고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나선다. 새롭게 선임된 경영진은 최대 3개월 동안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기존 경영진이 신청한 회생 절차 없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 (사진=이래CS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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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래CS는 이날 오후 2시 경상남도 김해에서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존 경영진인 김용중 대표와 김명 부사장의 해임안과 최칠선 신임 대표이사 등 2인의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법원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자베즈)가 제기한 주주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상당 부분 인용하면서 자베즈가 70% 가량의 의결권 지분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베즈는 현재 부도 처리된 40억원을 비롯해 회사 정상화를 위해 각 협력업체 등에 지급할 금액 등을 합쳐 7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자베즈는 자금 투입을 통해 회생 절차 없이도 이래CS의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생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은 ARS가 진행되는 1~3개월 동안 현 경영진이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친 뒤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영진은 지난달 9일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바 있다.
자베즈 관계자는 “부도 및 회생절차로 불안해하고 있을 이래CS 직원 및 협력사들을 위해 조속히 어음부도 사태를 해결하고 회사와 협력사를 정상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더 나아가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까지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경영진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이래CS 경영진 측 핵심 관계자는 법원이 자베즈 측의 주주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상당 부분 인용한 것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베즈는 과거 이래CS의 지분을 인수하며 IPO(기업공개)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대주주가 지분을 사주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과 함께 대주주 지분과 묶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 조항을 넣는데 합의한 바 있다. 자베즈는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대주주가 이를 거부했고, 이후 드래그얼롱을 행사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자베즈는 결국 대주주 측 지분 41.58%에 질권을 행사해 지분율을 71%까지 늘렸다.
이래CS는 대구의 이래AMS 등을 계열사로 둔 이래그룹의 사실상의 지주사로, 지난 2016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1조원을 넘기는 등 중견 자동차 부품사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주요 매출처 중 한 곳인 GM이 유럽에서 철수하고 군산공장을 폐쇄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결국 최종부도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