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호소한 협력업체들…"쌍용차 재기해야 함께 산다"[현장에서]

26일 쌍용차 회생계획안 결의 관계인 집회
상거래채권단 대표 "M&A 통한 회생이 최선"
압도적 동의 가결…법원 "회생계획안 인가"
  • 등록 2022-08-26 오후 5:59:19

    수정 2022-08-26 오후 6:30:35

쌍용자동차 관계인집회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채권단이 법정 입장에 앞서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26일 오후 3시1분. 쌍용차(003620)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시작됐다. 서경환 서울회생법원장의 인사말과 관계자 출석 확인, 진행절차 설명을 시작으로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이 단상으로 나와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지난 2021년 4월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은 이후 지난 6월 KG컨소시엄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되고 지난달 본계약을 체결하기까지의 과정과 인수대금을 통한 회생채권 변제 내용을 소개했다.

정 관리인은 “M&A(인수합병)에 의한 총 인수대금 중 매각주간사 용역수수료, 회생채권 등 조기변제액을 차감한 3526억여원이 본 회생계획안에서 정한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권 등의 현금 일시 변제재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라며 “채권자 및 이해관계인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회생계획안이지만 쌍용차가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월 15일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쌍용차는 무급휴직, 급여 및 상여금 삭감, 복지후생 중단 등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했고 신제품 개발 등 회사 회생을 위해 총력을 다해왔다”며 “임직원들의 미지급 임금 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에 전체 인원의 71%에 해당하는 310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약 374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하는 등 임직원들의 회사 회생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보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탄탄한 재무구조와 경영능력이 검증된 KG그룹이 새로운 인수인이 될 경우 쌍용차의 재도약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며 “회사를 조기 정상화하기 위해 회생을 통한 재개의 길을 열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관계인 집회에 참석한 채권자 및 이해관계인들에게 호소했다.

이어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적법성, 수행 가능성 등의 조사를 위해 법원이 선임한 한영회계법인의 의견 진술이 이어졌다.

한영회계법인은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별로 청산시의 배당액보다 불리한지 여부 △회생계획에 변제대상 채무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을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모두 쌍용차의 파산·청산보다 회생계획에 따른 배당이 유리하며, 채무 원리금보다 조달 가능한 변제자금이 많으므로 회생계획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 관계인집회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채권단이 법정 입장에 앞서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날 관계인집회에 참석한 이해관계인들에게 부여된 의견 진술 시간에 마이크를 잡은 건 상거래채권단 대표인 박경배 경기산업 대표였다.

박 대표는 “그동안 340개 협력업체는 물적으로나 심적으로나 고통을 감내하면서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협력했다”며 “저희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금액이지만 각 협력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회생계획안의 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절대 다수인의 찬성으로 동의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협력업체 대표들은 이번 회생계획안에 불만도 있었지만 대다수 협력업체는 심사숙고 끝에 M&A를 통해 회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회생계획안이) 무사히 승인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저희가 인수대금 증액 등 회생채권자 권익이 최대한 보호되도록 한 계획을 만들었지만 (채권자들의) 경제적 손실을 미치기 때문에 무겁게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반드시 재기해서 상거래채권단을 포함한 전체 채권자 및 이해관계인 여러분과 회사가 공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법원은 참석자들에게 추가 의견 기회를 부여했지만 박 대표 외 별다른 의견을 제시한 이해관계인은 없었다.

쌍용자동차 관계인집회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채권단이 법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관계인 집회가 시작된 지 39분 정도 지난 시점에 결의 절차가 시작됐다. 담보권자, 채권자, 주주 3그룹으로 나눠 찬성과 반대 의견을 확인했다.

담보권자는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 2곳이었다. 2곳 모두 찬성 의견을 밝혔다.

140곳으로 집계된 채권자 중에는 80여곳 정도가 현장에 참석했다. 전날 찬성 의견을 결정한 희성촉매와 현대트랜시스를 시작으로 만도(204320), 넥센타이어(002350), 금호타이어(073240), 한국타이어, LG하우시스(108670), 중소기업은행, KCC글라스(344820), KCC(002380), CJ대한통운(000120) 등의 채권자 대부분이 찬성 의견을 밝혔다. 에쓰오일토탈윤활유와 디와이오토 등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주주의 경우 의결권의 74%를 보유한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회생계획에 찬성하면서 가결 요건인 ‘출석 주식수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충족했다.

오후 3시55분. 찬성과 반대 의견의 집계가 시작됐다. 그리고 4시10분 서경환 회생법원장이 쌍용차 회생계획안의 가결을 선언했다. 동의율은 회생담보권자 100%, 채권자 95.04%, 주주 100%였다.

서경환 회생법원장은 “회생계획안을 인가한다”며 “그동안 관리인을 비롯한 쌍용차 측에서 채권자와 이해관계인의 동의를 구하느라 수고 많았고 이해관계인 여러분도 금전적으로 많은 희생이 있지만 앞으로 쌍용차가 회생하고 이해관계인 여러분도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관계인 집회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쌍용차가 고객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조기에 경영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관계인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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