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극우 성향의 유튜버들이 잇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판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번 전대는 일반 여론조사를 제외하고 당원투표 100%를 반영하기로 한 만큼 과연 이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거리다. 일각에서는 강성 보수층에 속하는 소위 ‘아스팔트 보수 세력’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할 경우 이들이 예상 외로 선전하거나 깜짝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보수 스피커로 활동하는 강신업 변호사(유튜브채널 ‘강신업TV’), 신혜식 대표(‘신의 한수’), 김세의 대표(‘가로세로연구소’)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몸을 풀고 있다.
이들은 본인들이 현 정권에서 윤심(尹心)의 적자임을 강조하면서 보수당원들에게 표를 호소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도 극우 성향의 보수당원의 지지층이 적지 않은 만큼 이들이 현역인 원내 의원에 버금가는 선전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관계자는 “극우 성향을 보이는 태극기부대 등에서 전대 참여를 할 수 있는 책임당원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추산은 어렵지만 약 10% 정도는 된다고 본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신혜식 대표가 운영 중인 신의한수 유튜브 채널 캡처.(출처=신의한수 채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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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 대표가 운영 중인 유튜브채널 신의한수 구독자 수는 147만명에 달한다. 신 대표는 그동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등 강성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는 10일 국회 인근에서 최고위원 출마 준비를 위한 선거사무실을 차리고, 당내 주요 인사들과 초대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신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동안 당과 보수 시민단체들이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왔는데 앞으로는 광화문 애국세력이나 애국청년 등 행동력 있는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며 “최고위원이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전략적으로 이들에 대한 공천을 늘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독자 84만명을 보유한 가세연 대표이자 전 MBC기자 출신인 김 대표도 최고위원 출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가세연 채널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성접대 의혹, 2020년 4·14 총선 부정선거 의혹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 강신업 변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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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 출신인 강 변호사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유승민 전 의원, 이 전 대표, 홍준표 대구 시장 등 여당 인사에 대해서도 거친 언행을 쏟아낸 바 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고발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 대리인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출마선언을 하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을 성공하도록 만들어 훗날 광화문 광장에 윤 대통령 동상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강성 보수층이 참여하면서 전대 흥행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이들이 두각을 나타내거나 당선이 될 경우 과거 선거에서 대패를 했던 자유한국당 이미지가 다시 부각, 차기 총선에서 중도층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콘크리트 보수세력을 감안하면 강성 보수 후보가 갑자기 당선되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럴 경우 당 내홍이 깊어지거나 일반 중도 유권자들이 외면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몫으로 지난 이준석 대표 체제 속에 지도부로 참여했던 정미경 전 최고위원·김재원 전 최고위원·조수진 전 최고위원·허은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친윤계 의원으로는 김정재·박수영·유상범·이용 의원 등이 거론된다. 만 45세 미만 청년 최고위원으로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 지성호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