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승부사 본능…'수익·미래' 보이면 M&A 지갑 연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경영전면 나선 뒤 M&A 적극 추진
사업시너지 매물 인수.. 사물인터넷·핀테크·전기차 공략강화
  • 등록 2015-02-24 오후 3:49:41

    수정 2015-02-24 오후 3:49:4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그동안 외부 기업을 사들이는 데 다소 보수적이었던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변모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IT 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핀테크, 전기차 사업 등에 M&A 역량을 집중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이건희 회장 체제에서 ‘색깔이 옅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부회장이 M&A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경영 철학과 삼성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후 M&A 8건…공격적 행보

2013년 11월 개최된 삼성 애널리스트데이.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열린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005930)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상훈 사장은 “앞으로는 M&A를 통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M&A 의지를 피력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삼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외부로부터 수혈받는 데 인색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솔직히 그동안 M&A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자인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3년 간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은 14곳, 인수금액은 10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장기입원에 들어간 후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삼성이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이 입원한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동안 대외적으로 알려진 M&A 사례만 8건에 달한다. M&A에 사용된 비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난 수년 간 지출한 금액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해외 유학 경험이 많은 이 부회장은 국제적 감각이 탁월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또 경영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자주 만나며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도 향상됐다. 이 회장이 모든 문제를 삼성 내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즐겼다면, 이 부회장은 필요할 경우 다른 기업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돈을 주고 사올 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 수개월 간 삼성이 M&A 시장에서 이전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부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위기설 잠재운다

이 부회장이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실적 부진을 상쇄할 만한 새 먹거리 육성이 시급하다는 현실론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인수 사례를 살펴보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인 경우가 많다.

지난해 8월 인수한 미국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IoT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체다. 삼성은 스마트싱스 인수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IoT 시장을 선점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5년 내에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IoT로 연결하고 외부 기업까지 삼성의 IoT 생태계에 끌어들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LoopPay)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슈타이어(Magna Steyr)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연달아 인수했다. 루프레이 인수는 애플의 ‘애플페이’에 맞서 글로벌 핀테크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루프페이가 보유한 기술은 기존 마그네틱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애플페이보다 범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그나 슈타이어의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사들인 것은 삼성SDI(006400)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이 부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SDI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게 된 것도 이 부회장의 막후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 부회장은 미국 공조 전문 유통회사인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와 모바일 프린팅 솔루션 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 인수 등을 통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서 힘을 쏟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병석에 누운 뒤 이 부회장을 상대로 ‘미래 비전을 제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며 “최근 삼성이 추진한 M&A 사례를 들여다 보면 이 부회장의 경영 전략과 비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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