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망명' 단속 앞둔 유튜브, 한국서 가족요금제 출시할까

프리미엄 요금제 다양화 방침…이용자 의견 취합중
'단일요금제' 한국, 가족·학생 요금제 등 도입 기대감
'망명 단속' 韓 상품 가입 이용자 선택폭 넓어질 듯
  • 등록 2024-07-01 오후 3:58:52

    수정 2024-07-01 오후 3:58:52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유튜브가 프리미엄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튜브는 앞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이용 가격이 저렴한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는 ‘디지털 망명’에 대한 단속을 예고한 바 있다.

유튜브. (사진=REUTERS)
1일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요금제 도입에 대한 이용자 의견을 청취 중이다. .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은 국가별로 서비스하는 가격과 서비스 종류가 다르다.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선 최대 6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가족요금제가 있고, 일부 국가에선 유튜브 뮤직을 뺀 요금제도 있다. 미국의 경우 대학생 인증시 절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학생요금제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월 1만 4900원(안드로이드 기준) 단일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사실상 없다. 이용자들은 여러 명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족요금제 도입을 요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유튜브 측은 “국가마다 환경이 다르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튜브 측은 ‘새로운 요금제’에 대해선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IT업계에선 유튜브가 한국에서도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를 다양화할 경우 현재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튜브, 올초부터 디지털 망명 단속 ‘시동’

유튜브의 이번 조치는 디지털 망명을 한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에 대한 단속 시작으로 고조되고 있는 이용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폴 페닝턴(Paul Pennington) 유튜브 대변인은 지난달 21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유튜브가 사용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가입 국가와 접속 국가가 일치하지 않는 회원에게 현재 거주 국가에 맞게 결제 정보를 업데이트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디지털 망명’ 중인 유튜브 이용자들이 유튜브 측으로부터 ‘결제 정보를 업데이트하라’는 메일과 함께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이 취소됐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튜브 측은 실제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유튜브의 디지털 망명 단속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유튜브는 올해 2월 고객센터 페이지에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을 구매한 국가에서 6개월 이상 떠나 있는 경우 유튜브에서 멤버십을 정지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는 가입 국가에서 5개월 간 로그인을 하지 않을 경우 ‘멤버십이 정지된다’는 경고 알림을 받게 되고, 실제 6개월이 지나면 유튜브 프리미엄이 정지된다는 내용이다.

디지털 망명 적발시 계정 삭제 아닌 프리미엄 중단

유튜브는 서비스 약관에 근거해 디지털 망명 단속에 나설 수 있다는 방침이다.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 약관을 통해 이용자가 거주 국가를 허위로 진술하기 위해 거짓이거나 부정확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유료 서비스 요금 변동을 통지했을 때 이용자가 변경된 요금으로 계속 이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유료 서비스 구독은 중단된다.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우회 사용자에 대해 단순히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중단을 넘어 구글 계정 자체를 삭제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약관에서 유튜브 계정의 해지나 정지 사유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계정 정지나 해지는 △중대한 또는 반복적 계약 위반 △법적 요건이나 법원 명령 준수 차원 △위해를 야기하는 행위가 있다고 합리적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구글은 디지털 망명 단속과 함께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모바일에서 광고 차단 앱을 이용해 유튜브 콘텐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가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국내 디지털 망명 이용자에 대한 단속과 광고 차단 프로그램 접속 차단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사용자 상당수는 한국 요금제로 변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영향력이 큰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좀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족요금제, 대학생요금제, 라이트요금제 등이 없어 이용자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유튜브가 다양한 상품 출시를 통해 디지털 망명 단속에 대한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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