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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는 수백 차례에 달하는 빚 독촉을 못 이겨 강도 범행을 시도했다가 결국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잠정 결론 내렸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여주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허씨 신병과 관련 서류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으로 송치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윤 사장의 아버지 윤모(68)씨의 자택 앞마당에서 윤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허씨는 주차과정에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는 달랐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윤씨를 살해한 뒤 정원 풀숲으로 끌고 가 유기하고 윤씨의 지갑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윤씨 소유 차량을 몰고 도주한 점에 비춰 금품을 노린 계획 범행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백 차례에 달하는 대출 상환 독촉이 허씨에게는 범행 동기가 됐다고 경찰은 추정했다. 금융거래 내역을 보면 허씨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5월 사이 개인신용 소액대출업체를 통해 총 7차례에 걸쳐 3600만원을 대출받았다. 어머니 명의로도 2012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차례에 걸쳐 5000여만원을 빌렸다. 이중 미처 다 갚지 못한 채무만도 5400여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지난 6월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채무상환 요구 문자가 9월 이후에는 200여건에 달할 정도로 빚 독촉에 시달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었다.
경찰은 허씨가 강도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일주일 전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허씨가 수도권 소재 고급 주택단지를 배회하고 고가의 외제차량을 30여분간 뒤따라 주행한 뒤 이어서 강남 소재 고급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한 행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범행 나흘 전부터는 인터네엣 ‘수갑, 고급전원주택, 가스총’ 등을 검색하고 특히 범행 당일에는 평소와 달리 통화내역이 없을 뿐 아니라 ‘핸드폰, 위치추적’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북 순창 허씨 부친의 묘소 부근에서 발견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를 감정한 결과 윤씨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구두 소견을 통보받았다. 다만 범행 도구일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보고 흉기를 분해해 정밀 감정할 것을 추가의뢰했다.
허씨가 하고많은 부유층 가운데 구태여 윤씨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 역시 명확하지 않다. 현재까지는 허씨는 윤씨와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로 윤 사장 내외와도 연결고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허씨가 서둘러 송치해 달라고 할 뿐 한결같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 및 구체적 실행방법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흉기 소지 경위 및 피해품 회수 등 수사를 계속할 여지가 있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긴밀히 협조해 실체 규명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