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추격전…음주 운전자가 결국 도주한 곳은 ‘경찰서’

  • 등록 2023-06-01 오후 4:14:06

    수정 2023-06-01 오후 4:16:1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경찰을 피해 추격전을 벌인 음주 운전자가 경찰서인 줄 모르고 들어간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을 피해 도망치던 남성이 경찰서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인천경찰청 유튜브 캡처)
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A씨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 25일 오후 10시 40분쯤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1km 가량 추격전을 벌였다.

전날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A씨가 몰던 차량과 경찰의 추격전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는데, 해당 영상에서 A씨는 경찰의 정차 요구에도 속도를 높여 도주했다.

A씨는 급기야 중앙선을 넘어 앞차를 추월했고 경찰은 이를 파악해 정면으로 막아섰지만 A씨는 빠져나갔다. 그런데 교차로에는 수십 명의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던 중이거나 횡단 보도를 건너는 시민이 있었음에도 멈추지 않고 도주하는 등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같은 위험한 상황이 반복되자 경찰은 A씨의 차를 에워싸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경찰차 한 대는 A씨 차량 좌측에서 붙었고 또 다른 경찰차는 A씨 차량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뒤로 따라붙어 일부러 추돌했다.

이러한 상황에 당황한 듯 A씨는 급히 우회전을 했고 한 외부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그런데 이 곳은 인천 계양경찰서 주차장이었던 것. 결국 자신의 발로 경찰서로 들어간 A씨는 주차칸 안에 차를 넣고 포기한 듯 차에서 내렸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80%로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경찰이 왜 따라왔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차량을 막아선 경찰관 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1주일 가량 치료를 받고 업무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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